식목일 행사후 골프치던 이 총리 "산불 재발화" 보고에 긴급 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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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총리와 총리실 고위 간부들이 강원도 양양과 고성에 대형 산불이 난 5일 오후 경기도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총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총리 일행은 이날 오전 경기도 포천의 국립 광릉수목원에서 식목일 행사를 마친 뒤 인근 골프장으로 이동, 오후 2시쯤 골프를 치기 시작했다.

당시 참석자는 이 총리를 비롯, 조영택 국무조정실장과 최경수 국무조정실 차장, 임재오 정무수석 등 모두 8명이며 두 팀으로 나뉘어 쳤다.

조 실장은 "오전까지는 사실상 불길이 다 잡힌 것으로 보고를 받았기 때문에 골프장으로 향한 것"이라며 "그러나 오후 3시45분쯤 잔불로 인해 다시 불길이 번진다는 보고를 받고는 그 즉시 중단했다"고 해명했다. 이 총리는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긴급관계장관회의 소집을 지시했고 오후 6시30분쯤 회의가 열렸다.

당일 소방방재청의 상황보고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초동 진화 완료 후 잔불 정리 중'이라고 기록돼 있었고, 오후 3시'잔불 정리 중 양양 화일리에서 재발화'로 적혀 있다. 당시 현장 취재를 했던 기자들은 오후 3시 낙산사 인근은 이미 연기에 휩싸여 있었다고 전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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