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의 반응, 어떻게 봐야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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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양흥모<성대법정대교수> 내외통신에 의하면 18일 북괴의 권력서열 2위인 부주석 김일(당정치위원겸비서)은 담화를 통해『나라의 통일을 위해 김일성과도 만나고싶다』는 소신을 표명함과함께『북한의 책임있는 인사들과 언제 어디서나 만날 용의가 있다』는 신민당 김영삼총재의 11일 발언에 대해 ①김총재의 제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환영한다는 것 ②신민당과 북괴노동당의 예비접촉을 판문점이나 제3국에서 가질 것 ③민주공화당을 포함한 다른정당들도 만날 용의가 있다는것을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 김일은 이른바「전민족대회」를 운운하면서 남북대화의 중단에대한 책임을 우리측에 전가시켰다.
이러한 것을 우리들은 과연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김일은 야당인 신민당총재의 발언을『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환영한다』고 말했지만 그 저의는 북괴의 상투적인 대남전략전술에서 이용하려는 것이 분명하다.
김일이 신민당 총재의 발언을「긍정적으로」또는 「환영한다」고 말한 것은 6·25기습남침 직전부터 내세웠던「남북정당·사회단체대표회의」→「남북정치협상」→「대민족회의」→「전민족대회」등 북괴가 내세우는 적화정략에 충분히 이용할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북괴의 이러한 전술은 북괴가 부단히 내세우고 있는 통일전선전술과 직결되는 것이다.
「통일전선전술」또는「인민전선전술」,그리고「연방제」는 다같이 일찍이「코민테른」에서 내놓은 것으로서, 특히「통일전선전술」은 북괴가 마치「금과옥조」처럼 다방면으로 이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북괴정권수립의 기본토대를 여기에 두는가 하면 북괴의 정권강화·김일성 우상화·정직 적숙청·대남전술등에 두루 이용하고 있다.
통일전선전술은 공산주의자들의 비공산주의와 제휴해서 이른바 공산혁명투쟁을 하자는 것으로서 그것은「적의 고립화와 혼란」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더욱이 북괴 김일성은 작년 북괴정권수립 30주년「9·9절」과 때를 같이 해서「광범위한 대내외통일전선」을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북괴의 전술에 말려들어서는 안되며 이러한 것 때문에 통일에대한 환상이나「감상주의」를 가져서도 안된다. 뿐만 아니라 국론이 분열되어 사회혼란을 조성해도 안될 것이다.
지난번 1·19제의때 국회는 여야만장일치로 지지한바 있다.
통일문제에 관한한 이것을 경솔하게 전후대책도 없이 즉흥적인 개인발언을 한다거나 정략적인 발언을 한다는 것은 지극히 위험천만한 일이며 삼가야 한다. 일반을 보고 과대·과소 평가해서도 안된다고 본다. 왜냐하면 북괴의 대남전략전술은 6·25남침 때나 지금이나, 또 지난날의 남북대화때나 하등 다른 것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북괴는 최근 철저하게 위장된 평화공세를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번 평양에서 열린 세계탁구대회나「발트하임」「유엔」사무총장의 평양방문에 수행했던 서방측 기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다같이 북괴의 호전성과 침략성, 그리고 그허구성을 폭로하고 있다.
우리의 눈으로 보나 남으 눈으로 보나 북괴의 대남적화야욕은 조금도 후퇴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남북한의 통일정책을 평가하는 기준은 과연 어느 편의 것이 건설적이며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며 또 실질적인가 하는 것에 두어야 하며 지금까지 남북대화나 통일에 대한 대한민국정책의 당위성과 타당성을 다같이 확신하고 이를 위한 국론의 통일은 언제나 필요한 것임을 강조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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