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편역사소설 쓰는 강신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17일(일부지방 18일)부터 본지에 새역사소설『지옥현난』을 연재하는 강신재씨에게 있어서 이작품을 쓰는 일은 매우 뜻깊은 작업이 될것 같다. 우선 금년은 강씨가 문단에「데뷔」한지 꼭 30년(49년「문@」지를 동해「데뷔」)이 되는 해이며. 이작품이 강씨로서는 처음의 본격 역사소설이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3년전에「민족문학대계」작업에 참여해서 6백장 정도의 중편역사 소설을 쓴 일이 있어요. 나로선 열심히 했다고 생각되지만 불만스러운 점도 많았어요. 다소 긴장했기 때문인지 좀더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고 무엇보다 역사소설로서 그 정도의 분량은미흡한 느낌이었어요.』
역사소설집필에 임하는 작가의 입장은『줄거리의 골격이 이미 서있으므로 수윌하다』는 것과 『작가적 상상력이 제한을받는다는 점에서 고통스럽다』는 것의 양극으로 나뉜다.
강씨 자신 그 우극의 입장을 똑같이 체험했지만 2년남짓한 구상, 취재의 기간을 통하여 『아뭏든 흥미로운 작업임에 틀림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한다.
『스스로 대견하게 생각될 정도로 자료수집에 평생 처음의 정력을 기울였어요. 도와주신 분들도많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사도세자나 혜경궁 홍씨, 또는 영단에 관해서는 대개 알려질만큼 알려져 있기때문에 내 물음의 자리에 두분이상 합석이 되면 토론이 벌어져 그치질 않았지요.』
그래서 그때마나 『큰일날 소재를 골라 잡은게아닌가』하여 겁이 나기도 했으나 소설은 사실의 고송작업이 아니기때문에 그「복잡미묘한 인간관계의 배치작업」을 작가적 입장에서 즐기면서해낼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내 창작의욕을 자극하여 이 소설을 쓰게 만든 큰 요인의 하나가 그때 당시에 살아서 움직였던 인물들 입니다. 그들은 각자의 개성으로 하여 또 그 시점에 선 위치로 하여 너무나도 특이한 극적인 삶을 산 인물들이지요.
왕도 왕자도 비빈도 신하도, 그리고 또 요화 한떨기, 궁궐을 들었다 놓는 권세를 휘두른 옹주등 모두가 그래요.』
이 여러 등장인물들의웅직임을 이제 까지 알려진 기@에 의해서만 전개시켜 놓으면 역사에 의한 꼭둑각시에 불과하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인간적인 측면에서 추측할수있는 이들의 사유, 그 사유에 의한 움직임을 추적하는데 역점을 두리라한다.
우리의 역사가 우선 우리들에게만이라도 올바로이해돼야 하리라는 소망을 가지고 있어요.정확한 고증은 또다른 분들의소임이겠으나 역사의 본질을 인간학적인 입장에서 전달할 임무는 작가에게도 주어 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지옥현난』 '.제목이 주는 「이미지」그대로 이소설에는 고통과 희열, 애정과 증오등 인간사의 모든측면이 화려하게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지나쳐온 역사속의 한 삽설가 아니라 우리들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일수도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기대를 걸어봄직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