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려도 너무 올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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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주말 저녁과 월요일 상오 사이에 쏟아져 발표된 갖가지 공공요금의 인상소식에 시민들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이어 『물가당국이 야속하다』 『불쾌하다』 『울고싶은 심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상내용이 하나씩 밝혀지자 시민들은 『서민 생활 안정에 힘쓰겠다던 당국이 서민 가계와 직결되는 각종 교통요금·연탄값·수도값 등을 40% 이상씩 올린 것은 서민을 돌보지 않는 처사로 배신감마저 느낀다』고 했고 『업자의 적자요인만 없애준다고 마구 인상하면 가계적자는 어쩌란 말이냐』고 짜증을 냈다.
회사원 김종범씨(30·서울서대문구 대신동 73)는 『당국은 선개선 후인상이라던 약속을 깼다』며 『이제는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당국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버스」 요금인상이 기습 발표된 14일 하오10시부터11시 사이 시내 대부분의 「토큰」 판매소가 문을 닫았기 때문에 지난해 6월처럼「토큰」을 사려는 시민들이 매표소 앞에 장사진을 치는 등 소동은 없었다.
「토큰」 판매업자들은 평소하루 1만개를 가져와도 남았었는데 14일 하오10시 좀 지나 갑자기 「토큰」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렸고 특히 2백∼3백개씩 사는 사람이 많아 요금인상이 있는 줄 알았다고 했다.
16일부터 연탄값이 오른다는 소식을 들은 소비자들은 15일 새벽부터 동네 연탄소매상을 찾아 배달을 요청했으나 공장으로부터 공급이 중단 된데다 재고마저 바닥이나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4자녀 등 7식구의 가계를 꾸려나가는 가정주부 김일순씨(46)는 이번 인상조치로 월평균 1만1천원의 추가부담이 생겼다고 울상이었다. 하루 10장을 쓰는 연탄값이 월1만8천원에서 2만5천5백원으로 늘어났으며 남편과 4자녀의 교통비가 종전의 9천5백원에서 1만3천원으로 늘어났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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