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부·폭약한 광차에 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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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정선=탁경명·김원태·이창호 기자】14일 상오 8시10분쯤 강원도 정선군 신동면 방제 1리 석공 산하 함백 광업소 자미갱 (수평갱) 입구 10m지점에서 인차에 실은 화약이 폭발, 인차에 탔던 김달화씨 (42) 등 광부 26명이 숨지고 2명이 행방 불명, 34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갑반 작업을 위해 자미 갱장 김길영씨 (40)가 갑반 작업원 1백56명에게 직업 지시를 하고 인차 6량에 40이 타고 갱 입구에 30여명이 서있었는데 인차 제일 끝에 화약 (젤러틴·포안·암포)㎏, 뇌관 1백45개, 도화선 1백65m를 싣고 들어가다 충격으로 뇌관이 터지면서 폭발했다.
사상자가 많은 것은 작 업배치가 늦어 갱 입구에 서성대던 광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 폭발로 갱 입구로부터 약m의 갱도가 무너져 인차가 매몰되고 갱 입구 경비소와 갱 사무실 일부가 파괴되고 「레일」 20m가 엿가락처럼 휘었다.
사고가 나자 광업소 측은 50명의 광부로 복구 반을 편성, 갱 속에 매몰된 인차 6량과 현장에서 숨진 18명의 시체를 끌어냈다.
나머지 8명은 사북 동원 병원 제천으로 후송 도중 숨졌다.
복구반은 하오 4시까지 작업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상자들은 사북읍 동원 보건원·제천 정 의원·함백 광업소 부속 병원에. 분산 입원 가료 중이다.
한편 동력자원부는 유각종 차관과 이훈섭 석공 사장·박정오 광산 보안 관리관 등 4명으로 구성된 사고 조사반을 현지에 보냈다.

<함백 광업소>
사고가 난 함백 광업소는 48년 상공부가 개발. 52년 석공이 인수 운영해 오고 있는 국내 굴지의 탄광.
연간 석탄 생산량 71만t으로 2천여명의 광부가 일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자미 갱은 연산 17만5천t으로 4백39명이 3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보상>
석공은 이번 사고로 사망한 사람에게는 산재 보장 보험법에 따른 1천일분의 임금과 회사측 배상금 등 1인당 평균 1천5백만원, 부상자는 취업급여와 1∼15급의 부상 정도에 따른 1천4백∼50일분씩을 지급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편 노동청은 박창규 노동청 차장과 보상 관계 직원을 함백 현지에 급파하여 보상에 착수했다. 노동청은 산재 보상 보험법에 따른 보상 외에 특별 위로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한편 강원도는 손주용 보사국장과 안경진 상공국장을 현지에 보내고 사망자유족에게 10만원씩의 위로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확인된 사망자는 다음과 같다.
▲김달화 (42) ▲김재환 ▲김병호 ▲한상진 ▲이도재 ▲김순기 ▲차용운 ▲전택수
◇중상자 (16명)
▲김정식 ▲박동철 ▲원원식 ▲권기복 ▲엄재학 ▲안병주 ▲이재규 ▲이관동 ▲장복영 ▲백은식 ▲김종희 ▲김동욱 ▲김은수

<문제점>
폭발된 「젤러틴·다이너마이트」는 막장의 굴진 작업과 「케이빙」 작업을 하기 위한 것으로 평소 광업소의 화약고에 보관하고 있으나 작업장에서 사용하기 위해 운반하면서 뇌관과 화약을 분리해 가져 가야하는데도 광차에 함께 실었고 ▲위험한 화약을 운반하면서 화약관리 취급자가 따라가지 않고 무자격자인 광부들에게 맡긴 것이 사고의 원인이다. 또 갱내의 광차가 다니는 「레일」이 철도처럼 팽팽하지 않고 굴곡이 심하여 충격을 받을 소지가 많은데도 많은 양의 화약을 싣고 다닌 점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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