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 유리 공예가-남용우 여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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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우리 나라의 여류 유리 공예가 남용우씨 (47)가 유리 공예의 본바닥인 서독에서 작품 생활에 열중이다.
유리 공예라면 채색된 유리를 납 줄로 배합해서 만드는 작품으로 교회의 채색된 유리창(스테인드·글라스)을 상상하면 이해가 쉽다.
남씨의 작품 세계에 대한 평가는 60년 이후 「쾰른」 「뮌헨」 「프라이부르크」 「보쿰」 「바르슈타인」 등지에서 보여준 것과 마찬가지로 유리 공예 속에 한국미를 어떻게 표현하는 가로 집약된다.
본래 유리 공예라면 「유럽」쪽이 본바닥이고 발전을 거듭해 왔기 때문에 남씨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어떻게 동화할 것인가에 대해 고심도 많이 했으나 전통적인 「유럽」의 유리 공예에 한국미를 가미시키면 좀더 색다르고 좀더 새로운 작품이 나올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지면서 한결 작품 활동을 하기가 쉬워졌다는 남씨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고국을 멀리 떠나 한국미에 대한 영감이 잘 떠오르지 않아 개인전을 가질 때마다 불만스럽다는 토로-. 그래서 연간 최소 한차례 이상 귀국, 고사의 선과 색깔을 찾아 산길을 헤매곤 한다고 이야기한다.
유리 공예의 한국화라는 거창한 「테마」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가 30년 가까이 공예에만 몸담아왔기 때문.
서울대 응용미술과를 거쳐 「쾰른」 공예학교에서 2년간, 특히 「뮌헨」 미술 대학에서 공예의 세계적인 권위 「오버베르거」 교수로부터 4년간 사사 받은게 유리 공예가로서의 오늘을 있게 한 길잡이였다는 남씨는 유리 공예가 거의 생활화되어 있는 구미와는 달리 국내에선 「교회용」으로 못박고 있는「인식 부족」이 문제라고 말했다. 따라서 국내에 유리 공예를 널리 알리는 것도 작품 속에 한국미를 불어넣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남씨는 「보쿰」대 동양학부 권혁면 교수의 부인으로 서울 영락 교회 등 8개 교회의 작품을 남기고 있다. 【본=이근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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