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하류 오염 방지 대책 시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서울시 상수도 인구 7백17만 여명의 41%인 2백94만 여명에게 수도 물을 공급하는 보광·노량진·선유·영등포·가양 등 한강 하류 쪽 5개 수원지의 원수 오염도가 BOD(생물 화학적 산소 요구량) 6.3∼14.6PPM으로 WHO(세계 보건기구)의 권장 기준인 6PPM을 넘어 상수도 취수원으로는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영등포와 가양 수원지 부근은 오염도가 상수도 원수처리 한계 오염도인 BOD 10PPM을 육박하거나 훨씬 초과해 완전 정수에 애를 먹고 있으며 강물이 줄어드는 갈수기엔 악취마저 내뿜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시 환경 당국이 73년부터 78년까지 각 수원지의 원수 오염도를 매일 점검, 연도별로 평균치를 내어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강 상류 쪽에 있는 팔당·구의·뚝도 등 3개 수원지의 78년도 연간 평균 원수 오염도는 각각 BOD 2.2, 2.3, 2.5PPM으로 세계 보건 기구의 권장 기준에 미달하고 있으나 ▲보광은 6.3 ▲노량진 6.7 ▲선유 6.2 ▲영등포 9.4 ▲가양 수원지는 14.6PPM으로 권장 기준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또 수질 오염도 증가율도 급속히 높아져 73년에 비해 5년 사이 상류층인 ▲구의가 27.7% ▲뚝도가 25%의 증가율을 보였고 ▲하류 쪽인 ▲보광은 16.6% ▲노량진 13.6% ▲영등포는 무려 34.3%나 늘었다.
이같은 급속한 한강 수질 오염은 ①상·하류의 광산과 공장 등 6백46개소에서 하루 20만t이 공장 및 산업 폐수가 마구 흘러들고 ②공장의 폐수방지 시설이 재대로 안돼 있거나 가동을 기피하고 ③시내 24만5천2백38개 정화조 가운데 상당수가 시설이 완벽하지 못해 분뇨가 그대로 방류되고 있으며 ④시내의 합성 세제 사용량이 해마다 늘어(72년 2만4천8백t에서 78년 5만6천2백78t으로 1백275증가) 청계천 하수 처리장의 처리 능력을 초과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를 그대로 두면 앞으로 20여년 뒤인 서기 2천년엔 한강의 수질 오염도가 BOD 16.9∼33.3PPM에 이르러 한강은 완전히「죽은 강」으로 변하고 말 것이라고 지적, 하수처리 시설과 공해방지 시설 등을 강화하는 등 종합방지 대책을 서둘러야 하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