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인 수녀
▶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유해가 담긴 관이 8일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장례식장인 성 베드로 광장으로 운구되고 있다. [바티칸시티 AP=연합]
가장 아름다운 고별의
촛불을 켜며 다시 불러보는
그 이름, 카롤 보이티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
세상과 인간을 향한 당신의
극진한 사랑은
극진한 슬픔을 낳아 모든
이가 형제 되는 것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민족과 종파를 초월하여
하나 된 이 추모 열기가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평화로,
사랑으로 계속 이어지기를
기도하며 우리는
이제 당신을 고요히
천국으로 보내드립니다.
봄꽃의 향기와
지구촌의 슬픔 속에
먼 길 떠나시는 당신을
우리는 땅에 묻지 않고 우리의
영혼과 가슴에 묻으렵니다.
이제 당신의 침묵은
'더 넓고 깊게 사랑하라'는
커다란 외침으로 들립니다.
이제 당신의 떠남은
우리에게
평화의 일꾼이 될 책임과
의무를 숙제로 남기는
사랑입니다.
당신이 곁에 계셨기에
더욱 아름다웠던
이 지구 별에서
당신을 통하여 배운
사랑과 용서를
날마다 새롭게 실천할
지혜와 용기를 청하며
우리도 지상에서
이미 하늘나라를 살아가는
푸른 별이 되겠습니다.
이해인 수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