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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뜰 갯내·솔향에 취하고, 뒤뜰 가시연꽃에 홀리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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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는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췄다. 경포해변을 코앞에 두고 뒤로는 경포호를 내려다본다.

강원도 강릉은 ‘타고난’ 여행지다. 대관령을 등지고 동해를 발 아래에 둔 천혜의 명당이다. 운치 있는 바다, 병풍처럼 이어진 해송길, 향긋한 커피거리까지 볼거리와 먹거리가 넘친다. 그래도 경포해변을 빠트리면 허전하다. 경포해변은 동해안을 대표하는 바로 그곳이다. 여름 한철에만 북적이던 경포해변이 사계절 내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휴양지로 탈바꿈했다. 이태 전 경포해변에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Lakai Sandpine Resort)가 들어서면서 일어난 변화다. 경포해변과 경포호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리조트는 개장한 지 2년도 되지 않아 강릉의 새 명소로 떠올랐다.

객실에서 커다란 창문 너머로 동해바다가 펼쳐진다.

산과 바다, 갯내와 커피향의 어울림

‘어우러지다’. 강릉을 표현하는 데 이보다 더 어울리는 말이 또 있을까. 강릉에는 다양한 매력이 공존하고 있다. 바다와 산이 마주하고 호수와 숲이 만나는 고장이 강릉이다.

서울에서 강릉으로 향하려면 백두대간을 넘어야 한다. 내비게이션이 강릉과 점점 가까워진다고 알릴수록 산은 점점 높아지고 나뭇잎이 뾰족해졌다. 대관령(832m)을 경계로 길은 완만하게 하향곡선을 그렸다. 바다에 다다랐다고 알리는 신호였다. 행정구역상 강원도 평창을 지나 강릉에 진입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서울시청에서 출발한 지 3시간30분 만에 동해안에서 가장 넓은 백사장인 경포해변에 닿았다. 곱게 깔린 흰 모래가 2㎞ 남짓 이어진 경포해변은 다채로운 바다 빛을 머금고 있었다.

경포의 또 다른 명물은 해변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해송(海松)이다. 경포해변 주변에만 해송 군락이 약 4㎞ 줄지어 있다. 남쪽으로 송정해변, 더 나아가 안목해변 주변까지 더하면 약 12㎞다. 겨울에는 바닷바람을 막아주고, 여름에는 그늘을 내주는 고마운 존재다. 해송길을 산책하니 여기가 바닷가였나 싶을 정도로 공기에서 숲 냄새가 났다.

10여 분 걸음을 옮겨 경포호에 다다랐다. 둘레가 약 5㎞에 달하는 호수다. 찬찬히 기억을 더듬어 봤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바다와 호수를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여행지는 떠오르지 않았다. 주변에 27만㎡에 이르는 습지가 조성된 이후로 경포호는 더 볼 만한 여행지가 됐다. 농경지로 개간된 땅을 원래 모습으로 되돌리는 공사가 지난해 4월 마무리된 것이다.

경포호 주변에서 반세기 동안 자취를 감췄던 멸종위기 2급 ‘가시연’이 복원 중에 다시 발아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를 기념해 습지 이름도 ‘가시연 습지’로 지었다. 보통 연잎은 표면이 매끈하지만 가시연은 잎 전체가 뾰족한 가시로 뒤덮인 게 달랐다. 7월께 방문하면 만개한 가시연꽃을 볼 수 있다.

경포호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안목해변도 빠질 수 없었다. 요즘 ‘강릉 커피거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신흥 명소다. 횟집이나 모텔이 즐비한 한국의 전형적인 해변 풍경과 사뭇 달랐다. 줄지어 서 있는 커피전문점 30여 곳에서 커피를 볶아대는 터라 갯내에 커피향이 섞여 있을 정도였다. 향기에는 마음을 여유롭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었다.

리조트 1층에 있는 레스토랑 더 그릴(위). 해송 숲을 따라 산책길이 조성돼 있다(아래).

전용 해변에서 누리는 휴식

강릉을 다녀간 횟수를 세어 봤다. 손가락이 모자랐다. 그때마다 여행의 종착점은 강릉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강릉의 밤이 기억나지 않는 건 제대로 쉴 숙소가 없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이번에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에 묵으면서 당일 여행으로는 경험할 수 없는 강릉을 발견할 수 있었다.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는 2012년 경포 해변 앞에 들어선 고급 휴양형 리조트다. 10층짜리 콘도 5동과 컨벤션 센터, 야외 수영장 등이 5만5734㎡ 부지에 자리하고 있다.

콘도 꼭대기 층에는 펜트하우스(298㎡)가 두 채씩, 합이 열 채가 있다. 리조트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방이다. 현관문을 열자 맞은편 유리창으로 경포 해변이 쏟아져 들어왔다. 하와이 원주민 말로 ‘빛나는 바다’를 뜻하는 라카이(La Kai)라는 리조트 이름이 꼭 들어맞는 풍광이었다.

바로 이 경관이 라카이의 으뜸 자랑거리다. 펜트하우스뿐 아니라 206개 객실 전체가 ‘오션 뷰’로 설계됐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객실 뒤쪽으로는 경포호가 펼쳐졌다. 리조트 앞뒤를 강릉의 명소가 감싼 모양새였다.

객실은 방 개수에 따라 방 3개인 트리오, 2개인 듀오, 1개인 온돌과 스튜디오로 구성돼 있었다. 돌과 나무로 꾸민 인테리어가 말끔했다. 특히 펜트하우스와 트리오 객실에서는 욕조에 몸을 담그고 바다를 바라볼 수 있게 설계했다.

회원제 리조트지만 펜트하우스·온돌·스튜디오 객실은 비회원에게도 개방하고 있다는 소식이 반가웠다.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 최훈(48) 상무는 “법인회원 전용 리조트 한 동을 신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객실 구경을 끝내고 바다로 나섰다. 라카이의 바다는 보는 것처럼 가까웠다. 리조트와 해변은 겨우 3분 거리였다. 정원을 지나 해변 쪽으로 나 있는 문을 통과하니 바로 경포해변으로 이어졌다. 투숙객만 드나들 수 있는 전용 게이트라 더 특별했다.

여름은 라카이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계절이다. 야외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다 출출해지면 풀사이드바를 이용하면 된다. 백미는 ‘프라이빗 해변’이다. 경포해변 일부가 투숙객만을 위한 전용 해변으로 꾸려져 최성수기에도 조용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 바글거리는 피서객으로 발 디딜 틈 없는 경포바다와는 거리가 멀다. 강릉을 여행해야 하는 이유를 한 가지 더 찾은 기분이었다. 

이용정보=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lakaisandpine.co.kr)는 강릉 경포해변에 있다.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시청 기준으로 자동차로 3시간30분 걸린다. 회원제 리조트지만 온돌(4인용)·스튜디오(2~3인용)·펜트하우스(6인용) 객실은 회원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다. 인기 시설인 야외 수영장은 9월까지 개장한다. 이용료 리조트 회원 어른 3500원, 어린이 2500원. 비회원(투숙객) 어른 7000원, 어린이 5000원. 여름 성수기에는 전용 해변을 개장하고 야외 비비큐와 풀사이드바 시설을 운영한다. 내년 5월 법인회원 전용 리조트가 추가로 들어선다. 02-2058-0098.

글=양보라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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