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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 시장 그림 값도 국제 수준|몰려드는 외국 화가 작품 &불 판화·중국 동양화 불티나|국내 그림 값 폭등에도 제동|교류전 외에 판매 목적 개인전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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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금년 가을 「시즌」의 화랑가에는 유난히 외국인들의 작품전이 두드러졌다. 한국도 이제 국제적인 미술 시장이 된 듯 해외의 현대 미술 작품이 몰려들고 있다. 이는 재외 한국인 화가들의 빈번한 고국전과 더불어 매우 주목되는 현상이며, 적어도 국제 시장화의 서막이 아닌가 풀이되고 있다.
금년에 외국의 현대 미술 작품을 국내에서 감상할 수 있었던 전람회는 모두 20여회. 개중에는 한국의 미술 애호가들을 위해 국가적으로 유치한 특별전이 있는가 하면 미술가들 사이의 단체 교류전도 있었다. 그러나 대다수는 개인전으로 베풀어졌으며, 혹은 화랑 측의 판매목포로 들여와 전시한 「케이스」도 몇몇 있었다.
그 전람회를 유형별로 구분하면 별항과 같다. (괄호 안은 전시 시기와 장소) 이상의 각 작품전에서 현저한 현상은 자유중국의 화가가 대거 한국에서 개인전을 가졌다는 점과 「유럽」의 판화가 한국에서의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별전은 순수한 공개 전시를 위한 것이며, 교류전은 판매를 의식하지 않는게 상례다. 개인전에 있어서도 「미첼」의 조각전과 같이 문화 교류를 위한 것일 때는 일체 비매품이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작가 「마리니」의 판화 작품은 화상에 의해 가져온 「케이스」.
그런데 10여명의 중국 작가전은 다분히 한국의 미술 시장을 의식한 전시회라 할 만하다.
중국 역대 서화전에 곁들인 황군벽 화백의 특별 전시나 이번 장대천 화백의 초대전도 그 예외는 아니다.
그밖에 전패부 섭취백주등 증후포씨 등 중국 작가들은 초대전이든 혹은 작가 자신의 전시장 무대전이든 한국을 새로운 발표 무대로 삼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 미술계의 중론이다.
중국 작가들이 한결같이 동양학 일색인데 비해 서구 작품들은 우선 판화로서 「테스트」하는 단계라 할까. 이번 가을 화상이 중계해서 들여온 판화들은 「프랑스」 판화나 「마리니」의 판화 및 「루블·포스터」 등.
아직 서구의 유화 작품은 보험료, 작품료, 한국에서의 유명도 등이 문제되기 때문에 들여오는데 제약을 받게 마련이다.
그러나 판화는 작품 값이 싸고 외국 화상 소장품을 들여올 수 있으며 특히 운송이 간편하므로 한국 화상의 입장에선 가장 손쉽게 손 댈 수 있는 분야다. 「프랑스」 판화는 12만∼1백20만원으로 40여점이 소화됐고 「마리니」의 판화는 30만∼1백만원으로 10여점이 팔렸다.
아직 판화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낮은 편이지만 해외의 유명 작가 것이라면 어느만큼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외국의 작품이 시장을 의식하고 들어옴에 따라 미술계의 일부에선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작품에 대해서는 한국의 작가들이 나가서 한 점도 못 파는 것과 비교하여 매우 비판적으로 보는 층도 있다.
그러나 다른 일부에선 미술 시장의 확대를 위해 불가피한 것이며 특히 무절제하게 폭등하는 국내 작품 값을 안정시키는데도 결정적인 제동 역할을 하리라는 점에서 환영하고 있다.
중국 장대천 화백의 작품은 3분의 1 절지에 1백50만원, 전지 2장에 1천2백만원인데 그의 국제적 성가로 본다면 한국의 그림 값보다 높을게 없다. 또 황군벽씨의 경우에도 전지에 2백만원 안팎이었기 때문에 뜻밖의 많은 매상 실적을 올렸다고 한다.
금년에 고국에서 개인전을 가진 재외 화가들은 이성자 황규백 이우환 전광영 김원숙 이자경 이종혁 김희제 최욱경 제씨. 이들은 모두 『재미를 봤다』는 소식이다. 이들에게 안겨준 뜻밖의 즐거움은 곧 외국에 전해져 외국 화상들의 발길을 재촉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석 기자>
◇특별전·교류전
▲「프랑스」후기 인상파전 (6·세종 회관) ▲중국 역대 서화전 (11·세종 회관) ▲노르웨이 판화 및 사진전 (2) ▲서울 국제 교류 판화전 (3·국립 미술관) ▲한일 작가 미술전(4·미술 회관) ▲신기회 한중 교류전 (11·세종 회관) ▲한중 서법 병의전 (6·세종 회관)
◇개인전
▲영국-「데니스·미첼」 조각전 (10·국립 미술관) ▲미국-「토머스·캐스」 유화전-(6·미국 문학원)외 1명 ▲「이탈리아」-「마니노·마리니」 판화전 (9·한국 화랑) ▲자유중국-△유업소 동양화전 (5·신문 회관) △주등 동양화전 (5·현대) △서일비 동양화전 (8·미술 회관) △조후희 동양화전 (9·미술 회관) △진홍견 동양화전 (9·중정 도서관) △부창부 동양화전 (9·KBS) △섭취백화마전 (10·경희대) △장대천 동양화전 (11·세종 회관) △장서백 동양화전 (11·중정 도서관)
◇기타
▲「프랑스」 작품전 「포스터 」전 (10·길) ▲「프랑스」 현대 판화전 (6·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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