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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경제회복 불씨 … 체감 못해 아쉽고 미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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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현오석

“경기 회복 불씨는 어느 정도 살렸습니다. 다만 국민이 회복세를 체감하지 못하는 데 대해 아쉽고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년3개월간의 재임 기간을 돌아보며 내놓은 소회다. 16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오찬 기자간담회에서다. 후임자로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지명된 상황에서 한 사실상 고별 간담회다.

 그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내 자식이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고 내 가게에 손님이 북적거려야 경제 성장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며 “정부가 민생경제 활성화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충격이 내수 소비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2분기 전체 지표와 함께 경제 회복세를 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경환 후보자에 대한 덕담도 잊지 않았다. “정부·국회·언론을 거쳐 식견이 풍부한 데다 대통령을 모시고 큰 그림을 그렸던 분이기 때문에 상당히 안도된다”는 것이다. 최 후보자의 발언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와 고환율 정책 수정으로 해석되는 데 대해서는 “경제회복·경제혁신이라는 큰 틀의 목표에 있어 일관성의 차이는 없다고 본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현 부총리는 재임기간 내내 비판적인 여론에 시달려야 했다. 부지런히 일했지만 경제수장으로서의 중량감과 리더십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해 여름 월급쟁이 증세 논란을 일으킨 세법 개정안, 올 초 정보유출 사태 때의 실언(어리석은 사람은 책임을 따진다)으로 궁지에 몰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관가에서는 현 부총리가 적어도 수치상으로는 경기를 회복세로 돌려세운 공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잖다. 지난해 1분기 2.1%(전년 동기 대비)였던 경제성장률은 점점 올라 올 1분기에 3.9%를 기록했다. 현 부총리는 “나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자 입장에서 경제정책을 추진했다”며 “경제 관료들이 비관론보다는 낙관론에서 경제회복의 기회를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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