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트렁크 속에 숨기고 밤엔 차속에서 함께 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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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범인과 1문1답>
범인 매는 6·25동란때 부산시중구대청동4가에서 2년동안의 피난생활을 보내 남성국민학교주변의 자리를 잘 아는데다 부유층 자제들이 다니는 이 학교 어린이를 유괴, 목돈을 마련키위해 부잣집딸 같아 보이고 얼굴이 빼어난 핵주양을 택했고 큰돈을 마련, 외국으로 이민가려 했었다고 범행동기를 자백했다.
▲범행동기는=한탕해서 이민가고 싶었다.
▲서울로 장소를 바꾼 이유는=교환장소마다 경찰이 배치돼 불안을 느꼈다.
▲서울에서 1차로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아베크」족이 형사 같아서 도망쳤다. 알고보니 그렇지도 앉아 두번째는 안심하고 가다 붙잡혔다.
▲핵주양에 대해=너무 영리하고 깜찍해서 해칠마음은 전혀 없었다.
▲핵주양을 어떻게 감금했나=낮에는 「트렁크」속에 넣어 숨기고 밤에는 찻속에서 함께 잤다. 집에 못가는 대신 좋은 옷과 맛있는것을 사 먹이고 유원지 관광을 시키는등 공주같이 대접했다. 서울로 장소를 옮긴 지난16일 낮부터 너무 경비가 많이 들어 돈이 바닥나고 경찰의 수사가 자꾸만 죄어들어 가는 것 같아 초조했다.
▲지금의 심정은=죽고싶다. 핵주양의 부모에게 너무 눈물을 많이 흘리게해 죄송스럽기 짝이 없다. 죽음으로 피의 대가를 씻고싶다.
▲미리 계획한 범행이냐=사전계획은 없었다. 부산의 부자집 아이를 서울로 유괴. 돈을 뜯어내기위해 부산으로 갔다가 유괴한 것이 핵주양이다. 남성교밑에서 하교길의 핵주양을 만났을때『저 밑에서 우리집 자가용차가 기다린다』는 얘기를 듣고 부잣집 아이로 알고 유괴했다.
▲서울에서는 어떻게 했나=서울에 도착후에도 집에는 들르지 앉고 주로 길가에 차를 세우고 핵주양과 잠잤고 낮에는 서울마포구 연남동 245의1 만화가게에서 핵주양에게 만화를 보도록 했다.
▲가족과의 연락은=핵주양을 차에 태워 부산으로와 공중전화로 통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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