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숙집서 첫 차례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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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해상에서 한국해군에 구조 됐다가 송환을 거부. 한국에 남은 반공투사 오이섭부선장(44)은 귀순후 첫 추석을 경기도 인천시 동구 송림동73 당숙 김재중씨(55)집에서 지내고 고모할머니에게 제사를 지낸뒤 북구부평동 공동묘지에 묻혀 있는 조장들의 묘소를 찾아 성묘했다.
지씨는 17일 상오7시30분 김씨집 마루에 마련된 제사상 앞에서 생전 처음 제례를 올리면서 지난33년간의 불효를 빌었다.
오씨는 김씨 부부와 친척 8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떨리는 손으로 술잔에 술을 부어 영정앞에 놓고 꿇어앉아 한동안 머리를 조아렸다.
오씨는『이북에서는 59년부터 김일성의 강압에 따라 명절은 물론 제사마저 지낼수 없어 부모와 조상에 대한 효도를 생각조차할 수 없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지씨는 『이북에는 공동묘소를 두고있으나 묘비도 제대로 세울수 없고 그나마 지위가 높은 사람만 나무말뚝을 박아 표시할뿐』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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