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취업사기|상고찾아가 학생추천의뢰|대상학생 부모에 금품뜯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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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취직「시즌」을 맞아 상업고등학교를 찾아다니며 학생을 추천받은뒤 그 가족들로부터 금품을 뜯어내는 신종취업사기사건이 잇달아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같은 사건은 중·고등학교가 개학한뒤 10여일만에 서울시내 D·S·Y여상등 5개 여자상업고교에서 발생, 한 학생이 3만∼5만원씩 사례비나 수속비라는 명목으로 뜯겼다.
경찰은 범인의 인상착의및 수법이 비슷한 것으로 보아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1백60cm쯤의 키에 장발형인 25세가량의 범인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지난1일 하오2시쯤 서울도봉구 S여상에 전화를 걸어 『대한체육회 태권도 연맹인데 사원을 채용하려하니 추천해달라』고 한뒤 직접 취업담당교사인 김모씨(31)를 찾아갔다.
범인은 학교측으로부터 이모양 (18) 을 추전받고는 『태권도협회 해외지사에 파견해주겠다』며 이양의 집에까지 찾아가 부모들로부터 출국수속비등 명목으로 10만원을 요구, 선금조로 5만원을 받아간 뒤 소식이 없었다.
또 5일에는 서울동대문구 G여상에서 같은 수법으로 양모양(18)을 추천받아 태권도협회 「홍콩」 지부에 파견원으로 데려가겠다며 양양을 데리고 부모를 만나러 갔으나 범인의 말을 수상히 여긴 취업담당 홍모교사가 태권도협회에 조회, 사기임을 밝혀내고 경찰에 신고하는한편 양양집에 먼저 가 기다리는 바람에 범인은 그대로 달아났다.
양양에 따르면 범인은 양양의 집으로 가는 차안에서 『월수입 20만원은 보장하겠다』 『지금 받아놓은 이력서만도 50장이 넘지만 우선하여 너를 보내겠다』고 꾀며 『수속비로 5만원정도가 든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이 취업율을 높이려는 상업고교의 생리를 잘 아는 것으로 보아 상업고등학교출신이거나 취업사기전과자일 것으로 보고 수사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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