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중앙에서 변으로, 역행(逆行)하는 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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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준결승>
○·스웨 9단 ●·탕웨이싱 3단

제11보(101~115)=초반은 물론 중반에서도 주시해야 할 곳은 중앙이다. 싸움은 중앙으로 좁혀든다.

 그러나 쉽지 않다. 마음은 변으로 향하곤 한다. 변은 돌이 쉽게 안정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바둑은 전쟁. 최후의 결전은 중원(中原)에서 이뤄지지만 오랜 전투에 마음은 쉬고 싶다. 변으로 회귀하고 싶은 심정이 된다.

 오늘 스웨의 마음이 흔들린다. ‘평상심’을 추구한다던 스웨지만 실천은 어렵다. 좌변 102는 중앙을 중시한 임기응변. ‘참고도1’ 1이 알려진 맥이다. 2 잇는 수는 불가피하다. 2를 a는 b, b는 a를 선수 당하니 그러하다. 그러나 스웨는 맥을 쓰지 않았다. 중앙으로 한 칸 더 나간 102를 두었는데, 중앙을 중시한 까닭이다. 이후 111까지는 서로가 밀고 당기는 형국이다. 문제는 여기였다. 좌변 112가 문제였다. ‘참고도2’ 1이 큰 수였다. 3도 크다. 이것으로 백이 우세했다. 실전은 변을 중시한 것이다. 물론 여전히 백이 유리하지만 그래도 착수의 초점이 변으로 돌려진 것은 문제다. 실전 A 자리가 실로 중요한 중원의 요처였다.

 우세를 견지해온 스웨에게 쉬고 싶은 마음이 깃들었다. 중앙 중시에서 변 강조로 돌이 역행(逆行)하고 있다. 사고의 방향이 역행하고 있다. 불안한 조짐이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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