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진「인상」…시민들 어리둥절|대중교통 료·정부미 값 인상이 준 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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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인상「러시」에 시민들은 넋을 잃었다. 전반적인 대중교통요 금에다 쌀값마저 오른다는 갑작스런「뉴스」가 전해지자 대부분의 시민들은『한마디로 충격을 받았다』며 금새 말문을 열지 못했고『각종 공공요금 인상 설이 연초부터 꾸준히 나돌아 언젠가 오를 줄은 알았으나 그것도 모든 교통요금과 쌀값까지 일제히 기습 인상한 것은 한마디로 배신당한 느낌』이라고 열을 올렸다. 특히 가정주부들은『대중교통요금 인상이 각종 물가를 부채질한다는 사실을 당국자들이 잘 알고 있으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서민생활의 어려움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시민들은 이번 대중교통수단의 일률적인 인상으로 10% 물가억제는 헛 구호에 그친 것이라고 한숨.
서울대학교 나 모 교수 (52)는『물가당국이 경제 성장을 위해「인플레」를 의도적으로 불러일으키는 것 같고 선거가 끝난 직후 교통요금을 올렸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기만당했다는 느낌마저 든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태천씨(35)는 경제성장도 중요하나 우선 서민생활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면서『금리인상으로 중소기업의 운영이 어려움을 겪고 또 물가앙등으로 종업원들의 생활이 압박 받는 일이 없도록 새로운 차원의 경제정책이 필요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가정주부 박수복씨(29)는『정부는 올 들어 물가 가6%가량 올랐다고 하지만 막상 시장에 나가 보면 각종 생활필수품값이 2∼3배나 올라 한숨만 나오는데 이제 또 공공요금마저 오르고 보니 끔찍한 생각뿐』이라고 울먹였다.
박씨는 또『요즈음 연탄 값 인상 설로 연탄 한 장 사기도 힘든 형편이고 전기요금도 오른다고 하는데 물가가 오르기만 하면 어떻게 살라는 말이냐』며 사뭇 절규하듯 말했다.
가정주부 장금자씨(40·서울 서대문구 연희동)는『각종 교통요금인상에 쌀값마저 올려놓았으니 서민들이 살아가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장씨는『하필이면 교통요금을 올리면서 쌀값은 왜 덩달아 올리느냐. 월급도 정부가 올리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이병용변호사는『정부가 올해 물가를 10%선에서 억제하겠다고 해 놓고 각종 요금을 20∼30%씩 기습 인상한 것은 안정을 기대하는 일반서민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처사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하고『서민들의 수입이 향상되지 않은 채 인상만 하는 것은 결국 각종 물가를 올려 서민들만 살기 힘겹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고 했다.
대학생 김 균 군(26·고대 경제과4년)은『부산에서 올라와 하숙 생활을 하고 있는데 한 달에 하숙비만도 5만5천 원씩 내고 있다. 교통비마저 오르면 이제 용돈을 줄여 책 한 권 사 보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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