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범대원 피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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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4일 상오5시30분쯤 서울 종로구 장사동56 이우인쇄소 뒷문에 서울동대문경찰서 소속 방범대원 임순기씨(34·서올종로구 봉익동1의49)가 머리와 목 등 3군데를 둔기와 예리한 흉기에 찔려 숨져있는 것을 휴지를 주우러 나왔던 재건대원 설정선씨(41)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임씨는 장도리로 보이는 흉기로 앞머리를 두 차례 맞고 왼쪽 목은 예리한 흉기로 찔려 직경 1·2㎝정도의 상처가 난채 몸은 앞 쪽으로 반듯이 누워 숨져있었다.
종로3가 파출소에 수사본부(본부장 최황규 종로경찰서 수사과장)를 설치, 수사에 나선 경찰은 숨진 임씨의 손에 잡혀있던 머리카락 4개·피살현장부근에서 발견된 10여 개의 지문과 운동화발자국이 범인의 것으로 보고 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 의뢰했다.
경찰은 범인이 장도리를 소지하고 임씨의 목을 찌른 흉기가「드라이버」인 것으로 추정, 범인을 장사동 일대에 있는 전기제품상·철공소·공구상회 등의「셔터」와 자물쇠를 열고 물건을 훔쳐 가는 가게털이가 아닌가 보고 현장부근에 도난사건이 일어난 곳과 부근일대의 불량배를 중심으로 수사를 펴고있으나 사건발생 2일이 지난 5일 낮 현재 수사에 진전이 없다.
숨진 임씨는 4일 상오1시30분쯤 같은 조원인 고무봉씨(39)와 순찰을 마치고 세운상가 옆 방범초소에 돌아와 10여분동안 휴식한 뒤 상오1시40분쯤 혼자 순찰을 나갔는데 종묘입구에서 수상한 청년을 발견,『멈추라』고 소리치며 3백여m를 뒤따라간 뒤 피살체로 발견됐다.
종로경찰서 종로3가 파출소 소속 방범대원 구영철씨(35)는 4일 상오1시40분쯤 순찰도중 세운상가 근처 골목안 경미사 세탁소 앞에서 종로3가 쪽으로 달아나는 청년1명과 이를 뒤쫓던 임씨가 종로 큰길에서 새한약국 골목길 쪽으로 접어드는 것을 보고「일번디」맥주 「홀」사이로 난 지름길로 70여m쯤 달려가다 되돌아 나오던 청년1명과 맞부딪쳤다고 말했다.
이때 구씨는 임씨가 이 청년을 놓친 것으로 판단, 이 청년을 바짝 뒤쫓자 되돌아선 청년이 구씨에게 길이25㎝가량의 장도리를 던져 구씨가 들고있던 회중전등이 땅에 떨어지자 『좇아오면 죽여』라고 소리친 뒤 그대로 달아났다. 경찰은 임씨가 이 청년에 의해 피살된 것으로 보고있다.
범인은 검정색 긴소매Y「셔츠」와 검정색 바지를 입고 폭4㎝가량의 흰 허리띠를 매어 방범대원과 비슷하게 보였으며, 키는 1백65㎝정도에 머리가 다소 길고 나이는 23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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