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로운 희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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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입술위에서가 아니라 마음속으로부터 자기의 조국을 사랑하는 자만이 나의 뒤를 따르라.』
「가리발디」는 전장의 병사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산산조각이 난 「이탈리아」의 통일과 민족의 독립, 자유주의의 실현에 생을 바친 영웅. 그는 끝내 국가의 비우를 뿌리치고 야에 묻혀 화수사업에 여생을 바쳤다.
「이탈리아」국민들은 지금도 그에게 존경과 신뢰를 보낸다.
진정한 애국자는 어떤 사람인가를 그들은 알기 때문이다.
혀위에 있는 애국심은 소리가 나지만, 마음속의 애국심은 소리가 없다.
세상엔 그처럼 소리 없이 조국을 위해 봉사하고 때로는 소리없이 목숨까지도 바치는 사람들이 없지않다.
의로운 자기희생. 이것은 한 가정, 한 사회. 그리고 한 국가를 지탱하는 힘이다.
희생없이 얻어진 것은 이 세상에 아무 것도 없다.
자기희생은 또한 부끄러움 없이 때론 사람의 희생을 요구할 수도 있다.
촛불은 조용히 자기를 태우면서 남을 밝혀 준다.
「가리발디」는 그의 호령보다는 그를 소리없이 뒤따른 병사들의 힘이 없었던들 영웅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막사도, 먹을것도 없는 전장에서 병사들은 용기와 의지를 잃지 않았다.
오늘의 「이탈리아」는 그런 병사들의 미와 땀위에 세워졌다.
전화를 겪고, 지금도 백리 바깥에 이쪽을 노리는 총구를 바라보고 있는 우리야말로 내일을 생각하는 경허한 마음의 애국심을 필요로 할 때다.
이것은 우리가 누구에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가져야할 마음의 자세이기도 하다.
해마다 6월이 되면 우리는 묵묵히 의로운 죽음, 의로운 자기희생을 한번쯤 생각하게 된다.
한강변, 동작동 국립묘지엔 그런 말없는 교훈과 행동의 증언들이 하나의 비명으로 누워 있다.
6월을 「원호의 달」로 제정한 뜻은 단순히 의식만을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의로운 삶의 의미를 깨우쳐주는 뜻도 있다.
또 한국가는 그런 의로운 삶과 희생을 국민의 이름으로 위로하고 보상하는 일에도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삶의 보람을 주는 사회와 그 국가는 결국 국민이 지키고 또 발전 시켜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서로 격려하고 신뢰를 쌓는 가운데 또 그런 국가를 만들어야할 것이다.
6월은 그런것을 생각하고, 행동으로써 의로운 희생을 바친 사람들에게 보답할 것을 기약하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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