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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한표 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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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오랜 가뭄 속에 행사하는「한표의 주권」은 담담하고 차분히 던져졌다. 임시공휴일에다 전국이 흐린 날씨에 남부지방에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실시된 제2기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선거는 철저한 선거공영제의 탓도 있는 듯 후보자들의 열띤 입김이나 운동원의 악수공세가 눈에 띄지 않았고 과거 어느 때보다 질서정연하고 명랑한 분위기였다.
투표장에 나간 유권자들은 잔뜩 찌푸린 날씨를 가리키며 선거 이야기보다 가뭄과 비 얘기를 나눴고 서울에서는 일찍 투표를 마치고 어린이 등 가족과 함께 고궁과 야외를 찾는 모습도 많이 눈에 띄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각 지구선관위는 유례없는 조용한 분위기에 투표율이 저조할 것을 우려, 아침 일찍부터 주택가주변에 안내 방송차를 동원, 귀중한「한표」를 행사해 줄 것을 호소했고 정확한 기표방법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었으나 6년만에 선거를 맞는 유권자들은 기표장에서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투표는 하오 6시까지 모두 마치고 전국 2백13개 개표소로 투표함이 이송되어 하오8시쯤부터 개표가 시작된다.
전국의「텔레비젼」과 「라디오」는 하오 10시부터 철야로 개표실황을 중계한다.
치안본부는 이날 전국경찰에 비상 근무령을 내리고 투·개표소의 경비에 만전을 기했다.

<투표율 첫 보고에-"예상대로 높을 듯">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층 회의실에 상황실을 설치, 직원 50여명으로 보고반·관리반·집계반을 편성해 전국의 투표율·투표상황을 종합하는 한편 중앙선관위원 9명 전원이 나와 투표사고 발생 등에 따른 긴급 처리책을 협의키 위해 대기.
충북선관위가 처음으로 상오 9시 현재 17·7%의 투표율을 보고하자 직원들은『예상했던대로 상오 9시 현재7·3%였던 1대 때보다 투표율이 전국적으로 높을 것』이라고 전망.

<개표 준비작업완료>
17일 밤늦게까지 투표준비를 모두 끝낸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18일 상오 입구에「서울특별시 개표집계상황실」이란 간판을 내걸고 개표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서울시 개표집계상황실에는 서울시내 22개 개표장에 직통전화를 가설했으며 서울시 선관위 관리담당관 임재정씨 등 직원5명이 각종 지시공문서를 발송하고 2시간마다 서울시내 투표소에서 보고해 오는 투표율 보고를 받는데 바쁜 일손을 보냈다.

<경범피의자 훈방도>
서울시내 각 경찰서는 18일 선거일을 맞아 통금위반 등 경미한 일을 저지른 경범피의자 대부분을 풀어 줘 선거에 참여케 했다.

<투표 길에 첫 득남>
18일 상오8시30분쯤 전남 신안군 지도면 어의리 장명문씨(30·농업)의 부인 김미순씨(22·어업)가 투표를 끝내고 귀가하던 거룻배 속에서 첫 옥동자를 분만했다.
김씨는 상오6시40분쯤 남편 장씨와 자기소유의 거룻배를 타고 6km쯤 떨어진 대포작도의 지도면 제2투표소에 가 투표를 끝내고 돌아가던 길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박일출 신안군수와 조성국 지도면장은 김씨에게 금일봉을 전했고 고건 전남지사는 축전을 보냈다.【광주】

<한꺼번에 백%투표>
전남 무안군 망운면 수서리 부락 유권자 2백96명은 전원이 상오7시20분 한꺼번에 투표장에 나가 1백%투표를 끝냈다.【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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