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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휴가 어디가? 당황하지 않고 딱!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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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캉스의 계절이 돌아왔다. 해외여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부지런히 계획을 세워야 할 때다. 작은 사진은 위에서부터 노르웨이 로포텐아일랜드.[사진 노르웨이관광청], 만다린 오리엔털 싱가포르.[사진 호텔패스], 뉴욕 타임스퀘어.[사진 뉴욕관광청]

일본 오키나와(沖繩)에서 즐기는 렌터카 자유여행. 올 여름휴가를 해외에서 보낼 계획이라면 기억해두어야 할 트렌드다. week&이 국내 여행사 20곳을 상대로 ‘2014 바캉스 트렌드’ 를 조사한 결과 올 바캉스 시즌 가장 인기 있는 해외여행지로 일본 오키나와가 뽑혔다.

week&은 지난 1년 해외에 가장 많은 사람을 보낸 여행사 20곳(한국여행업협회 통계)에 올 바캉스 시즌 대표 상품 추천을 의뢰했다. ‘투어2000’과 ‘세중’을 제외한 18개 여행사가 답변을 보내왔다. 18개 여행사가 적게는 3개, 많게는 10개 상품을 추천해 모두 136개 상품이 모였다.

week&은 이 136개 상품을 놓고 분석을 시도했다. 상품은 천차만별이었지만 트렌드는 분명히 보였다. 우선 2014년 인기 해외여행지는 일본 오키나와와 스페인이었다. 오키나와는 18개 여행사 중 10곳의 몰표를 받을 만큼 올여름 가장 ‘핫’한 여행지로 꼽혔다. 특히 렌터카 여행이 대세였다. 장거리 여행은 스페인으로 몰렸다. 여행사 6곳이 스페인 일주상품을 추천했다.

해외여행 상품의 평균 가격도 계산했다. 해외여행 상품 136개 중에서 50만~100만원(31.6%) 가격대가 가장 많았고, 가격대 100만~150만원(27.2%) 상품이 뒤를 이었다. 유류할증료 5만~30만원을 추가 부담하면 1인 180만원 이하 가격이 전체 여행상품의 60%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 상품의 변화 양상도 알 수 있었다. 패키지 상품인데도 하루나 반나절을 자유 일정으로 안배한 상품이 많았다. 아예 자유여행으로 기획한 상품도 30%(42개)를 차지했다. 대여섯 개 나라를 찍고 도는 식의 여행보다 한 지역에 오래 머무는 상품의 비중(83.8%)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진영(49) 인터파크 투어 사장은 “해외여행이 패키지 상품과 자유여행으로 구분되는 시대는 끝났다”며 “한 나라나 한 도시만 여유롭게 다니며 자유시간을 누리는 패키지 상품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week&은 올 시즌 해외여행 트렌드를 담은 ‘바캉스 특집’을 6개 면에 담았다. 5월 달력을 넘기지도 않은 시점이지만 절대 이른 게 아니다. 여름 성수기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해외에 나간 한국인 1500만 명 중 280만 명 이상이 7∼8월에 출국했다. 월평균 출국자가 125만 명이니 7∼8월 두 달에 30만 명 정도가 더 나간 셈이다. 여행사에 예매 상황을 알아보니 아직 늦지 않았단다.

여행자가 항공과 숙소를 직접 예약하는 개별자유 여행(FIT·Free Individual Tour)이 늘어나는 건 최근의 큰 흐름이다. FIT 여행자를 위해 해외 숙소 예약사이트 활용 요령도 알아봤다. 사이트 방문자 수를 기준으로 아고다·호텔패스·호텔스닷컴·호텔엔조이 4개를 골랐다.

올 바캉스 해외여행, 이 안에 다 있다. week&이 준비한 바캉스의 세계로 떠나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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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vacance special
직장인은 가까운 오키나와, 꽃할배·꽃누나는 스페인으로
해외 패키지 여행상품 94개 분석

해외여행에는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다. 패키지(Package)란 항공·숙식·가이드 등 여행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포함한 상품을 뜻한다. 여정 중에서 하루나 반나절을 자유시간으로 보낼 수 있는 소위 세미 패키지도 패키지에 포함된다. 반면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지 않는 여행은 개별자유여행(FIT·Free Individual Tour)’이라고 한다. FIT 여행자가 직접 숙소와 교통편을 알아보고 예약하는 방식이다. 여행사가 항공과 숙박만 제공하는 상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자유여행 상품이라고 하는데, 항공과 호텔을 묶어 판매하는 ‘에어텔(Airtel)’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한국관광공사가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해외여행 트렌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5.1%가 패키지 상품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여행사의 자유여행 상품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18%였고, 여행사를 전혀 이용하지 않는 FIT를 선호한다는 대답은 36.7%였다.

week&이 분석한 올 바캉스 시즌 여행상품 136개 중에서 패키지는 94개를 차지했다. 전체 상품의 70%에 육박하는 비율이었다. 요즘 들어 FIT 인구가 급속히 증가했다지만 대세는 여전히 패키지였다. 여름 바캉스 시즌에는 패키지 판매가 높다는 게 여행사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가족여행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week& 2∼3면은 여행사 16곳이 제공한 패키지 상품 94개를 ‘ABC’에 따라 나눠 분석했다. ABC는 여행을 계획할 때 고려하는 중요 기준의 앞글자다. 각 여행지(Area·지역), 여행경비(Budget·예산), 동행인(Company·동행)을 뜻한다. 모든 상품 가격은 7∼8월 중 최저가를 기준으로 했다.

Area(지역)-단거리 오키나와, 장거리 스페인

한국인의 휴가는 짧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지난 1월 세계 22개국 직장인 8687명을 대상으로 휴가 문화를 조사한 결과 한국 직장인의 유급 휴가는 1년 중 10일로 가장 짧았다. 휴가 사용 일수도 7일에 불과했다. 반면 독일은 평균 28일, 네덜란드는 21일을 쉬었다.

이 때문에 한국의 여행사는 3∼5일 짧게 다녀올 수 있는 단거리 상품에 집중한다. week&의 조사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136개 바캉스 상품의 지역별 비중을 보면 동남아시아(24.3%)·일본(19.9%)·중국(15.4%) 순으로 단거리 상품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일본 오키나와(沖繩)’가 2014년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로 꼽혔다. 18개 여행사 중 10곳이 추천했다. 오키나와는 비행시간이 2시간 정도로 짧은 데 반해 아열대성 기후를 즐길 수 있어 여행객의 만족도가 높다고 오키나와를 선택한 여행사들이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만 운항했던 인천∼오키나와 노선에 2012년 11월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취항하면서 항공료가 저렴해진 것도 유리하게 작용됐다. 하나투어는 메리어트리조트에서 3일 연속 숙박하는 ‘오키나와 4일-多드림’ 상품을 우선 추천했다. 129만원부터. 롯데관광의 ‘힐링 오키나와 4일’ 상품은 하루 자유 일정을 보장하는 세미 패키지다. 89만9000원부터.

전체 여행시장이 단거리에 몰려 있지만 1년 중에서 장거리 상품이 가장 잘 팔리는 때도 바캉스 시즌이다. 7일 이상 휴가를 낼 수 있는 직장인 시장이 있어서다. 장거리 여행지로는 유럽의 인기가 독보적이다. 추천 상품 중 17.6%를 차지했다. 중국보다 비중이 크다.

노선희 인터파크투어 마케팅 팀장은 “지난해 1∼2분기와 비교했을 때 올해 유럽지역 성장률이 500%를 넘었다”며 “TV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 등장한 지역의 선호도가 특히 높았다”고 말했다. 인터파크투어는 소위 ‘꽃할배’와 ‘꽃누나’ 팬을 겨냥한 ‘스페인 일주+이스탄불 9일’ 상품을 내놨다. 199만원부터.

여행사의 스페인 상품 일정은 대동소이하다. 방송에 소개됐던 마드리드·바르셀로나·그라나다 등의 도시를 여행한다. 단 각 도시의 이동수단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 모두투어의 ‘스페인 일주 10일’ 상품은 스페인 국내선을 두 번 이용한다. 369만원부터.

선선한 여름을 즐길 수 있는 미국 알래스카. [중앙포토]

Budget(예산)-‘7말 8초’를 피하라

패키지 상품의 평균 가격도 계산했다. week&은 패키지 상품 94개를 가격대에 따라 6단계로 분류했다. 50만원 이하, 50만∼100만원, 100만∼150만원, 150만∼200만원, 200만∼250만원, 250만원 이상 등으로 구분한 결과 1인 50만∼100만원의 상품 비중이 30.9%로 가장 높았다. 100만∼150만원 상품 비중은 전체에서 둘째로 높은 26.6%였다. 절반 이상이 50만∼150만원에 몰려 있었다.

저가 상품 중에는 저비용항공(LCC)을 이용한 게 많았다. 2010년만 해도 LCC의 국제선 점유율은 1.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9.6%로 급성장했다. 티웨이항공을 타는 노란풍선의 태국 방콕∼파타야 상품(39만9000원부터)이 대표적인 LCC 상품이다.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노란풍선의 태국 방콕∼파타야 상품(54만9000원)보다 최대 15만원 싸다.

반대로 250만원을 상회하는 고가 상품도 19.1%나 됐다. 바캉스 시즌에만 띄우는 대한항공 전세기를 이용하는 상품이 대부분이었는데,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한진관광이 단독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 바캉스 시즌을 겨냥한 전세기 상품으로는 알래스카 (인천∼앵커리지·450만원부터), 북유럽 (인천∼오슬로·459만원부터) 등이 있었다.

해외여행 비용을 아끼려면 사람이 덜 몰리는 시기를 택하는 수밖에 없다. 같은 성수기라도 극성수기로 따로 불리는 소위 ‘7말 8초’만 피해도 경비를 아낄 수 있다. 7월 중순까지 169만원에 판매하는 KRT여행사의 캐나다 로키산맥 상품은 ‘7말 8초’에 309만원까지 뛰어오른다.

정기윤 하나투어 홍보팀장은 “5월 황금연휴로 여행객이 분산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한 해 고객의 50% 정도가 7∼8월 성수기에 집중된다”며 “그래도 7월 초나 8월 말에는 호텔 요금과 항공료가 극성수기보다 30만~40만원 낮다”고 귀띔했다.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 16곳이 week&에 제공한 상품 정보는모두 94개였다. 이 중에서 본문에 소개되지 않은 패키지 상품을 여행사마다 1개씩 더 소개한다. 상품 게재 순서는 지난해 한국여행업협회(KATA)가 발표한 순위를 따랐다. 자유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내일투어와 오마이여행 두 곳은 제외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Company(동행)-여름 바캉스는 가족여행

온라인 여행사 웹투어 이진혁 마케팅 팀장은 “5월 황금연휴는 커플이나 친구끼리 떠나는 경우가 많지만 여름 바캉스는 가족여행 수요가 압도적”이라고 설명했다. 구성원 모두가 휴가를 맞출 수 있는 7∼8월에 가족여행이 많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바캉스 패키지 상품도 가족 단위를 겨냥한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추천 여행지도 괌·푸껫(태국)·세부(필리핀)·보라카이(필리핀) 등 비행시간이 6시간을 넘지 않는 휴양지에 집중돼 있었다. 특히 괌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여행사 7곳이 관련 상품 정보를 보냈다. 괌정부관광청 김연경 이사는 “지난해 괌을 찾은 한국인은 2012년보다 34.4% 증가한 24만5000여 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며 “이 중에서 60%가 가족여행이었다”고 밝혔다.

괌의 리조트 중에는 PIC가 몰표를 받았다. 식사와 액티비티 체험을 리조트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었다. 모두투어가 4인 가족 통합 요금제를 적용한 괌 PIC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지난해에만 2700명 이상이 이용한 베스트셀러다. 현지 대학생이 시내 관광에 동참해 아이들 영어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의 평가가 좋다. 4인 기준 370만원부터.

조부모를 동반한 3대 가족여행도 인기였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가 대표적인 3대 가족여행지로, 최고 기온이 28도 미만이고 여름에는 습도가 낮아 쾌적하다. 참좋은여행이 4일 일정을 5성급 호텔에서 숙박하는 ‘홋카이도 품격’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160만원부터. 백두산을 추천한 여행사도 6곳이나 됐다. 백두산에 향수를 느끼는 중·장년층을 겨냥한 상품으로 3대 가족여행지로 인기가 높다는 평이었다. 레드캡투어가 부산∼창춘(長春) 전세기로 백두산을 다녀오는 상품을 내놨다. 109만원.

패키지 상품이어도 다른 여행객과 섞이지 않고 가족끼리 여행하는 단독 상품도 눈에 띄었다. 30∼40명이 몰려다니는 것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가족끼리 단출하게 다니는 장점이 있다. 여행박사가 홍콩 가족 단독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6명만 모이면 출발할 수 있다. 139만원부터.

글=양보라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각 여행사,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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