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의 대미협상요구는 대화중단 책임 면하려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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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동진 외무장관은 최근 중공수상 화국봉이 북괴를 방문중 김일성과 행한 발언은 한반도에서 항구적 평화유지를 위한 건설적 자세를 표시한 것이 못 될 뿐 아니라 남북통일을 촉진하는데도 하등 기여를 할 수 없는 지극히 비현실적이며 비합리적인 그들의 종래 입장을 되풀이 한 것에 불과하다고 공식 논평했다.
박 장관은 11일 기자회견에서『이번 김일성-화국봉 회담은 국제사회에서 점차 고립되어 가는 북괴 지위를 다소나마 개선해보려는 저의가 있는 한편 중소분쟁과 관련된 중공의 대소외교전략 추진에도 목적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장관은『특히 이번 기회에 김일성이 미국과의 직접협상을 구걸하는 발언을 했는데 이는 남북이 합의해서 통일문제를 협의하자는 7·4공동성명의 기본정신에 위배 될 뿐 아니라 직접 당사자가 아닌 미국과 협상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남북대화를 일방적으로 중단시킨 그들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구실의 하나』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한·미·북괴간 3자 회담 안에 언급 한국문제에 대한 어떠한 해결을 모색하려는 노력을 진정으로 대변하려했다면 뜻이 있겠으나 남북한「유엔」동시가입·남북대화·휴전협정대안검토 등 여러 가지 측면을 간과하고 즉흥적인 취지만으로 제의됐다면 찬성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정부의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또 김동조 전주미대사의 미 의회 증언 문제에 관해 미국무성의 주선으로 주미대사관과「재워스키」조사관 사이에 대화가 있었음을 밝히고 이 문제에 관해 쌍방이 수락할 수 있는 신사적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했으나 원만히 타결되지 못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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