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 해안의 간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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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는 서남 해안에 대규모 간척 사업을 80년부터 본격 적으로 벌일 계획을 하고 있다 한다.
서해안에 대한 간척 사업의 필요성은 그 동안에도 몇 번이나 제기되어 이미 농개공에 의한 4대강 유역 종합 개발 계획 사업 등은 상당한 실적을 올렸다.
좁은 국토 공간을 넓히기 위해 간척 사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간척 사업은 농경지 확보, 공업 입지난 해결 등을 위하여 매우 중요하다. 특히 공업 입지는 가능한 한 간척지를 이용하는 것이 수송 「코스트」 및 공해 면에서 유리하다.
일본의 중화학공업도 대부분 바다를 메운 임해 공업 단지에 건설된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늘어나는 공장 입지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불가불 바다를 간척하는 일로부터 그 해결책을 찾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공장 입지 때문에 많은 곤란을 겪고 있으면서도 서해안의 천혜적인 간척 대상지를 많이 방치해 왔다는 것은 확실히 자원의 사장이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보다 근원적으로는 좁은 국토 공간에 늘어나는 인구, 공업화 추세 등에 비추어 볼 때 기존 국토의 합리적인 이용도 중요하지만 간척 등에 의해 국토를 실질적으로 넓히는 것이 더욱 절실한 요청인 것이다.
오늘날 간척 기술 등의 발달로 국토 개념이 얕은 바다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형편에서 우리나라만이 좁은 국토를 탓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인구밀도를 갖고 있는 「네덜란드」의 국토 넓히기 노력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줄 것이다. 「네덜란드」는 국토의 25%가 해면 이하이며 만약 1천5백「마일」에 달하는 제방이 없다면 국토의 45%가 해몰되고 만다 .19세기초부터 「네덜란드」는 본격적인 간척 사업을 벌여 그 사업은 대를 이어오면서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제방에 필요한 들이 없어 「스위스」·서독·「벨기에」로부터 현무암을 수입하기까지 했다. 「네덜란드」는 원대한 계획, 끈질긴 노력, 과학적 방법에 의해 국토의 4분의 l을 넓히고 이를 적성에 맞게 개발, 관리하여 오늘날 선진 공업국으로 번영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서해안은 「네덜란드」기술진에 의해 간척 유망지로서 이미 60년대에 적격 판정을 받은바 있다. 다만 간척 노력을 안 했을 뿐이다. 간척 노력의 미흡은 결국 경제성에 귀결될 것이다. 그러나 높아 가는 땅 값, 토지의 절대적 부족 등을 생각할 때 과학적인 방법만 동원되면 경제성을 높이는 것도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간척엔 워낙 방대한 자금과 긴 시간이 필요하므로 정부가 주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가 간척 사업을 주도하는데 무엇보다도 먼 앞날을 내다본 장기적이고도 치밀한 계획과 과학적인 방법이 동원되지 않으면 안된다.
간척 사업이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고 또 방법에 따라 「코스트」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이기 때문에 조급한 착수는 삼갈 것이다.
먼저 사전 조사를 충분히 하여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선 특히 큰 정부 공사일수록 조급한 실적을 기대하는 경향이 많은데 간척 사업에서만은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간첩 사업이 매우 절실한 과제이기는 하지만 이는 몇 대에 걸쳐 계속될 사업이란 인식 아래 맨 처음 기초를 놓는데 추호라도 착오가 있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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