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한미관계 원상회복"-박동선 사건 해결의 야전사령관 김용식 대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외교란 사람이 많아서 되는 것도 아니요, 입이 많아서 되는 것도 아니며 더구나 떠들어서 되는 게 아니다―.』
골치 아픈 박동선 사건 해결의 야전사령관으로서 실전경험을 피력한 김용식 주미대사는 『자칫 고자세란 소리를 듣겠지만 한미문제는 전적으로 현지대사에게 맡겨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동선 사건이 궁극적으로 어떤 형태로 결말이 날지.
『미 상하원윤리위 비공개증언이 끝났으니 막바지단계에 왔다. 미 의회가 조사결과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그들의 내부문제라 말할 수 없지만 의원의 윤리기준에 의거, 보고형식으로 끝나리라 본다. 관련의원의 재판도 원만히 마무리 될 것이다.』
―그래도 이 사건으로 인한 한미관계의 상처는 쉽사리 치유되지 않을 것이라는데….
『그토록 해결되기 어려우리라 생각하던 이 사건이 박씨가 도미함으로써 불과 2개월만에 잘 풀리고 있지 않은가. 내년쯤이면 어느 정도 원상회복 되리라 본다.』
―김동조 전 주미대사의 증언을 요구하는 의회의 목소리와 함께 철군보완을 우려하는 견해에 대해서.
『김 전 대사가 증언할 수 없다는 원칙은 불변이다. 이 문제가 철군보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로 내가 할 일이 아니겠는가.』
―양국 대통령의 친서교환 등으로 양측 행정부간에는 관계가 원만한 모양인데….
『김동조씨 증언문제로 미국무성이 두번이나 반대성명을 발표했는데 그런 예는 일찌기 없었다. 미 의회의 향배가 아직 불투명한 점이 있지만 내가 외교하는데는 전혀 불편이 없다.』
―한미정상회담 가능성은.
『국교가 있는 한 가능성은 항상 있지만 현재로서는 계획된바 없다.』
―정부일각에서는 앞으로의 대미홍보대책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진정한 홍보란 홍보를 의식하지 않고 하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성급하게 다루면 부작용이 커 오해를 유발한다.』
―박동선씨의 근황은.
『자유롭게 있다. 의회증언이 끝나면 서울에 돌아가겠다고 하더라.』
『외교관 근무지이탈이 하필이면 미국에서만 잇달아 일어나느냐』는 질문에 『앞으로는 그런 외교관이 미국에 안 올 것』이라고 답변한 김 대사는 고향 충무를 다녀와 1주일 뒤 귀임 예정. 【전육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