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핸들링 묵직, 고속주행 안정적 디젤 vs 하이브리드 최고 364마력·연비 다 잡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5면

초기 수입차 시장은 고급 중대형 세단을 사려는 소수의 시장이었다. 반면 지금은 보다 다양한 상품을 원하는 대중이 수입차 시장의 주 고객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시장을 이끄는 브랜드는 BMW·벤츠·아우디 등 독일 3사다. 하지만 독특한 특성을 앞세우고 도전장을 내미는 브랜드도 있다. 인피니티는 이 그룹의 대표 주자다.

 인피니티가 그동안 자신을 남달라 보이게 만든 무기는 주행 성능이었다. 하지만 비싼 기름값은 연료 소모율이 높은 큰 엔진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켰다. 대안이 필요했다. 이에 인피니티가 새로 꺼내든 병기가 디젤 엔진과 하이브리드다. 신차인 Q50 시리즈에도 디젤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각각 얹혔다. 다른 성격을 가진 두 가지 엔진이 Q50의 성격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외부 디자인=인피니티 Q50의 대표는 2.2d모델이다. Q50 2.2d의 전면부는 더블아치 메쉬 그릴과 더블 웨이브 후드를 중심으로 디자인됐다. 볼륨감을 강조한 것이다. 사람의 눈을 형상화한 헤드램프에는 동급 최초로 풀-LED 램프가 적용됐다. 새로운 디자인을 통해 완성된 Cd 0.26이라는 공기저항지수는 동급 모델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측면은 역동성을 강조했다. 근육질의 펜더 디자인과 비대칭 캐릭터 라인은 균형미까지 갖췄다. 휠은 17인치가 기본이지만 옵션으로 19인치도 선택할 수 있다.

후면의 범퍼와 펜더는 두툼하다. 앞·뒤 모두에서 볼륨감을 강조한 디자인인데, 리어램프에 불이 들어오면 날카로운 이미지까지 스쳐간다.

 Q50은 차축간 거리인 휠베이스가 2850㎜ 수준으로 동급 모델 중 가장 긴 사이즈를 자랑한다. 몸체에 적용된 스크래치 쉴드 페인트(흠집 복원 페인트)는 차량 관리를 쉽게 해준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스포티하게 다듬어진 범퍼로 차별화를 꾀했다. 측면 펜더에는 하이브리드 배지가 부착됐다. ‘Q50’이라는 모델명 뒤에 파란색의 ‘S’ 배지가 추가된 것도 차이점이다. 차고는 디젤 모델 대비 10㎜ 낮다. 스포츠 서스펜션을 장착했기 때문이다.

 ◆내부 디자인=실내는 T자형 구조를 기본으로 꾸몄다. 가장 큰 특징은 센터페시아(차량 중앙부)의 모니터를 2개로 분리한 구성이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8인치 모니터는 내비게이션 등 운전과 연관된 정보를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하단의 7인치 모니터는 차량 설정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구동하는 데 이용된다. 마감재에도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6개국 36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1년 6개월 동안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반영한 마감재다. 사운드 시스템은 14개의 스피커를 갖춘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다. 묵직하게 깔리는 베이스가 인상적이었다.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의 기능성도 뛰어나 장거리 운전에도 큰 불편이 없게 느껴졌다. 특히 뒷좌석은 동급 모델 대비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트렁크는 용량이 500L에 이른다. 하지만 트렁크 내부의 몇몇 돌출 부위 때문에 활용성이 떨어지는 점은 아쉬웠다.

 하이브리드 모델도 기본적으로는 디젤 모델과 비슷하다. 하지만 특별함도 있다. 우선 허벅지 지지 기능이 포함된 스포츠 시트와 알루미늄 스포츠 페달의 적용이 눈에 띈다. 또 운전대에는 기존의 G37세단처럼 마그네슘 패들 시프트(변속기 조작 레버)가 갖춰져 있다. 트렁크 공간은 하이브리드(399L)가 디젤에 비해 101L 작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동을 위한 배터리가 차지하는 부피 때문이다. 인피니티 측은 “보다 젊고 감각적으로 실내를 꾸미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디젤 모델 시승=먼저 시승한 차는 벤츠의 파워트레인(동력 전달계)을 탑재한 Q50 2.2d 모델이다. 이 차는 고속 주행 안정성이 특히 좋았다. 때문에 차량을 가속시켜 고속을 넘나들 때도 불안한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유럽 차와 견줘도 부족함 없는 수준의 주행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가속 감각은 벤츠 C클래스와 유사한 느낌이었다. 인피니티 Q50의 디젤 엔진은 벤츠에서 공급받아 장착하는데 2.2L 배기량으로 최고출력 170마력과 최대 토크 40.8㎏·m를 발생시킨다. 무엇보다 높은 엔진 회전수에서도 꾸준한 성능이 나온다는 점이 좋았다. 정숙성은 무난한 수준으로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벤츠 C클래스와 유사한 수준이다. 반면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진동은 조금 거슬렸다.

 핸들링도 적정 수준에 맞춰진 느낌이었다. 스티어링 휠은 다소 묵직한 편이었다. 인피니티 인터치 시스템에서 스티어링 답력(핸들의 묵직함 정도)을 조절할 수 있지만 변화의 폭은 크지 않았다. 제동 성능도 무난했다. 페달 조작 범위에 따라 일정하게 반응한다는 점도 좋았다. 조금 더 강한 제동력이 나왔으면 싶을 때도 있지만 디젤 세단으로는 부족함 없는 성능임에 분명했다.

 코너링도 불편함이 없었다. Q50 디젤 모델에는 17인치 휠과 225/55 R17 급의 타이어가 기본 장착되는데 시승차에는 옵션으로 제공되는 19인치 휠과 245/40 R19 사이즈의 타이어가 탑재되어 있었다. 하지만 주행 소음과 연비, 발진 가속 등을 감안하면 17인치 사양이 더 잘 어울리는 구성이다.

  연비는 좋았다. 시속 80㎞로 정속주행을 할 때 L당 23~24㎞ 연비를 기록했다. 시속 100~110㎞로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도 19~20㎞/L 연비를 보였다. 속도 변화가 커지면 연비도 떨어지게 되지만 통상 17㎞ 이상의 거리를 1L의 연료로 달릴 수 있다는 점은 Q50 디젤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가속과 감속이 반복되는 시내 구간에서도 1L당 13㎞ 이상의 연비가 나왔다.

 ◆하이브리드 모델 시승=하이브리드 모델인 인피니티 Q50S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느껴지는 시원스러운 가속력은 성능 좋다던 G37 세단을 능가했다. 인피니티 측이 발표한 Q50S의 최고출력은 364마력. 변속기의 반응도 부드럽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중요한 EV모드의 활용범위가 넓다는 점도 좋았다. EV모드는 엔진의 구동 없이 순수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하는 방식이다.

 또 가속페달을 밟지 않아도 스스로 속도를 줄이고 정해진 주행을 유지하는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과 주행 차선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바퀴를 제어하는 액티브 레인 컨트롤이 장착된 것도 특징이다. Q50S에는 새로운 개념의 스티어링(조향) 시스템이 적용되는데 기존 방식과 달리 순수 모터로만 구동된다. 처음 운전할 때는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지지만 곧 적응하게 된다.

 코너가 즐비한 산길에서도 Q50S를 몰았다. 시원스런 가속력이 빠른 주행을 부채질했다.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부족함이 없었지만, 빠르게 코너를 진입할 때와 탈출할 때 타이어가 따라주지 못하는 점은 아쉬웠다. 엔진 성능을 감안하면 보다 성능이 좋은 타이어를 장착하는 편이 나을 듯 싶었다.

 하이브리드 모델도 고속주행 안정감은 상당했다. 이번 Q50 시리즈를 시승하면서 매우 놀란 부분 중 하나다. 태백에 위치한 자동차 트랙에서 두 모델간의 성능 비교를 해봤다. 가속력에서 Q50S의 능력이 확실히 부각됐으며 트랙 주행 시간에서도 Q50S가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직선 구간 내 최고속도 역시 월등한 능력을 뽐냈다. <표 참조>

 ◆총평=과거 인피니티는 고성능을 중심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연료 소모가 발목을 잡았고 이에 디젤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택했다. 디젤 모델의 성능은 무난했고, 넉넉한 실내 공간과 차별화된 편의장비는 소비자에게 분명한 매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질적으로 요즘 각 브랜드 간 성능 차이가 미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별화된 장비가 분명한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독보적인 존재다. BMW 액티브 하이브리드3 같은 모델이 있다지만 가격 차이가 크다. 또 다른 브랜드 차량이 갖지 못한 다양한 편의장비는 이 차의 매력을 확실하게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테스트를 하며 뽑아진 연비는 대배기량 모델로써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디젤과 연비 차이가 20% 정도에 불과했고 3.5L 가솔린 엔진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시장 변화에 따라 자동차는 진화한다. 인피니티 Q50시리즈는 그런 대중의 요구를 잘 수용한 대표적인 모델이다.

 ※인피니티 Q50 2.2d 및 하이브리드 비교 시승 영상은 오토뷰(www.autoview.co.kr)에서 볼 수 있다.

기존 G세단보다 날렵한 디자인으로 진화한 인피니티 Q50시리즈. T자형 레이아웃의 실내디자인은 세련미와 안정감을 보여준다. 동급 최고의 휠베이스(앞뒤 차축간 거리) 및 실내공간도 Q50시리즈의 장점이다. [사진 인피니티]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기태 오토뷰 PD, 김선웅 오토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