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설비 투자 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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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기업의 설비 투자가 전반적으로 부진, 공급부문에서 애로 요인이 확대되어 물가 상승의 근본적인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20일 관계당국이 조사한 올해 기업 설비투자 전망에 따르면 77년 중 60%가 증가한 전 산업설비투자가 78년 중에는 1·2%의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제조업이 77년보다 9·1%가 감소될 것으로 추계 됐는데 이는 중화학 부문에서 1%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경공업부문에서 52·5%가 감소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까지의 설비투자 추세를 보면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중화학공업 부문에서는 비약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나 특히 대기업과 계열화가 이루어져 있지 않은 중소기업이나 비전략산업 부문에서는 물가당국의 지나친 가격상승 억제정책과 자금난 등으로 설비투자가 극히 부진, 관련제품의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례로 나무 및 나무제품 부문의 올해 설비투자는 82·0%가 감소될 것으로 전망됐는데 동제품은 올해 1월 들어 이미 합판 도매물가가 17·7%나 오른 것을 비롯 ,목재 제품값이 4·5%나 크게 올랐다.
관계 전문가들은 최근 설비 투자의 특징을 ▲설비투자의 특화 내지 전문화 ▲규모의 대형화(자본금 10억원 이상 업체가 78년 중 전 설비투자의 94%차지)로 보고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여건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은 점차 대기업에 흡수·통합 될 전망이라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올해 설비 투자의 부진 이유로 ⓛ지나친 가격규제 정책과 임금상승 정책으로 기업 투자 유입이 줄어들었고 ②지나친 중화학 육성으로 기타 부문이 자금조달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불리해졌으며 ③해외 경기가 불투명하다는 것 등을 들고있다.
이제까지 물가 당국은 총 수요 관리정책을 통해 물가를 관리해 왔으나 최근 공급 부문의 애로 요인을 타개하기 위해 과감한 수입 자유화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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