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학·영 박물관서 서로 소장권 다툼 시인 워즈워드 연서집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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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해 7월 런던의 한 경매장에서 발견, 귀중한 문학사 자료로 빛을 보게 된 19세기 영국시인「윌리엄·워즈워드」의 서한문 소장권을 놓고 미국의 「코널」대와 영국의 워즈워드 박물관이 시소를 벌이고 있다.
새로 발견된 워즈워드의 서한문은 워즈워드가 그의 부인인 메리에게 결혼 전 보낸 연애편지 35통으로 워즈워드 연구가들도 미처 알지 못 했던 새로운 자료다.
이 서한문의 내용이 사가 및 학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워즈워드 연구의 열쇠로 되어있는 워즈워드의 친조카「크리스터퍼·워즈워드」가 쓴『워즈워드 전기』에도 나와있지 않기 때문.
이 서한문은 이제까지 워즈워드 연구가들이 정세로 믿어온 워즈워드와 그의 부인 메리와의 관계를 대폭 수정하게 만드는 새로운 사실을 내포하고 있는데 워즈워드와 그 부인과의 결혼생활에 대해서는 관련자료가 없어 많은 학자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편의의 관계』인 것만으로 추측했었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서한문을 통해 메리는 이 대시인으로 하여금 불붙는 듯한 정열을 갖게 만든 장본인이며 단순한 가정주부가 아닌 연인이었음이 밝혀진 것이다.
이 서한문은 고서판매인인「스티브·머리」가 한 넝마주이로부터 10달러에 사들여「소드비」의 경매장에 내놓았던 것인데 워즈워드 연구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코널」대학이 이를 8만1천9백 달러에 사들였던 것.
그러나 이 서한문은 「코널」대의 손에 넘어가지 못 하게 되었다.
「워즈워드」의 4대 손이며「그라스미어」에 있는 워스워드 박물관장인「조너던·워즈워드」가 이 서한문을 영국 밖으로 내보내지 말자고 촉구, 이 서한문의 재입찰을 위한 기금모집 운동을 벌이자 지난해 10월 영국 예술상「도널드슨」경은 이 서한문의 해외반출을 4개월간 묶어두는 조처를 취했다.
이 시한날짜가 지난 5일.
워즈워드 박물관 측은 영국 돈으로 4만2천 파운드에 달하는「코널」대의 입찰금액을 모금했고 이제 남은 것은 코널대와의 타결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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