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 심장에 넣어 중량늘린 흑염소 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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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에 물을 넣어 한 마리에 2㎏씩 무게를 늘린 흑염소와 개를 도살해 판매한 식육도매업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경찰청은 이같은 혐의(사기·축산물관리법)로 업체 대표 이모(54)씨를 구속하고, 종업원 김모(44·여)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북 칠곡군에 업체를 둔 이씨 등은 2010년 2월부터 지난 4월말까지 중량을 늘린 흑염소 4500마리와 개 7600마리를 불법 도살해 서울·대구 등 전국 보양식당에 38억원어치를 판매, 18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이들은 2㎏씩 중량을 늘린 흑염소는 한 마리에 4만원, 개는 한 마리에 2만원을 더 받았다. 일반적으로 흑염소는 30㎏짜리가 35만원에 팔린다. 개는 15㎏ 30만원이 거래가다.

경찰 조사결과, 중량을 늘리는 방법은 잔혹했다. 전기충격기로 도살한 뒤 고압호스를 심장에 찔러 넣어 지하수를 강제 주입했다.

경찰은 "지하수를 주입하고 해체 작업 직전 중량 측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원래 흑염소와 개는 중량이 높은 것이 된다. 해체 후에도 물을 머금고 있어, 실제 무게도 더 나간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흑염소와 개의 중량을 늘리기 위해 장기에 물을 채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다른 도살업자도 같은 수법을 쓰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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