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목포 임순재 씨 댁 갓김치·갓국 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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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임순재 씨(49·진석만 씨 부인·목포시 측후동 1의1) 집은 일반김치 외에도 갓김치와 갓국 김치 맛으로 유명한 가정이다. 재료가 적게 들면서도 입맛을 돋우는 것이 일품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서도 갓국 김치 맛은 시원하고 국물 빛이 보라색을 띠어 군침을 돌게 해 먹을 때는 매운 내 음이 코를 찌르는 것이 특징이다. 또 국물을 갓 우려낸 물로 담근 갓국 김치는 익기 전에 먹을 때는 톡 쏘는 맛이 일미이며 20여일 동안 완전히 익힌 다음 먹으면 뒷맛이 개운하고 시원해 싱 건지 대용으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이 때문에 김장철만 되면 이웃 주부들로부터 갓김치와 갓국 김치를 담가 달라는 주문이 쇄도한다는 것이다.
임 씨는 친정어머니로부터 비법을 배워 결혼한지 30여 년간 갓김치 맛을 못 잊어 해마다 겨울철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갓김치를 담가 먹고 있다고 말했다.
갓김치의 재료는 갓 두 단에 무 1개, 파1단, 찹쌀, 풀 1홉, 고춧가루 l홉, 생새우 2그릇, 멸치젓 1홉, 설탕조금, 생강 1뿌리, 마늘 10족, 참깨·소금약간 등.
갓을 소금에 약간 절여 두고 고춧가루·멸치젓·새우젓·마늘·생강 등을 넣어 곱게 갈고 찹쌀 풀을 넣은 후 갓과 파·무우 등을 섞어 버무려 동이에 넣는다.
갓국 김치는 갓을 소금에 절인 다음 찹쌀 풀과 고춧가루·생강·마늘 등을 혼합한 후 함께 갈아 물을 적당히 넣고 체에 밭아 새우젓을 끓여 동이에 넣는다는 것.
임 씨는 장기보관을 위해 김치단지 위에 「비닐」봉지를 덮고 무거운 돌을 동이 위에 눌러 놓는다고 한다.
임 씨는 갓국 김치는 겨울철 반찬에 곁들이면 더욱 좋고 갓김치는 여름철까지 두고 먹어도 좋다고 말했다.
해마다 겨울철이면 이웃사람들이 김치 맛을 못 잊어 찾아오는 바람에 애써 만든 갓김치는 며칠 가지 않아 동나 버린다고 한다.
10년 전부터는 겨우 내내 많은 친지들의 주문을 받고 지도까지 해 올 정도.
식탁에 낼 때는 갓김치는 보통 접시에 절반쯤 놓는 것이 좋고 갓국 김치는 주발에 반쯤 담아 먹으면 식탁이 훌륭하게 보인다.
임 씨는 가족이 모두6명으로 김치양도 10여단으로 충분하지만 잦은 방문객들 때문에 20단 이상 담가야 안심이 된다고 말하고 맛의 비결은 값비싼 재료보다 양념의 양을 적당히 맞추고 버무리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는 며느리 김경심 씨(26)에게도 갓김치 담그는 비법을 가르쳐 전수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포=박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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