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끈으로 연결된 수비와 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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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시즌이 끝나고 뉴욕 양키스로 팀을 옮긴 제이슨 지암비는 천문학적인 연봉보다도 특이한 계약조건때문에 화제가 됐었다. 지암비의 계약조건중 특이한 사항은 '1루수 출전 조건'이었다.

양키스는 닉 존슨이라는 걸출한 능력을 보유한 1루수 유망주가 있었지만, 지암비의 조건을 들어줬고 존슨을 지명타자내지는 외야수로 출전시켰다.

지암비는 왜 1루수 출전을 고집했을까. 지암비의 확실한 생각을 알 수는 없지만, 야구는 흐름의 경기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타격에만 전념할 수 있는 지명타자의 성적은 수비를 겸업하는 타자에 비해 특별히 좋지는 않다. 나이가 많은 노장선수들이나, 수비에 한계를 느낀 신인들이 차지하는 포지션의 특성때문이기도 하지만, 가만히 앉아 있다가 타석에 나와 좋은 타격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타격에서 좋은 능력을 보인 날 포수의 투수리드가 좋은 것이나, 호수비를 보인 선수가 좋은 타격을 보이는 것은 공격과 수비가 하나의 끈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수 개인뿐 아니라 팀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수비시간이 길어지고, 선발투수가 무너진 경기에서 좋은 타격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박찬호가 2와3분의 2이닝만에 6실점하며 강판당했다. 1회와 2회에 끈끈한 승부를 펼치며 득점기회를 잡았던 텍사스 레인저스의 타선은 박찬호가 무너진이후 초구, 2구에 쉽게 배트를 내밀며 추격의 실마리조차 잡지 못했다.

개막전과 1회와 2회에 보여준 레인저스의 모습은 올시즌을 기대할만큼의 변화였지만, 선발이 무너진 이후에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럽다. 레인저스의 올시즌 운명은 선발투수진이 쥐고 있다.

Joins 유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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