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역전 확실…표의 중도성향 주목|투표 하루 앞둔 일 참의원 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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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투표일을 하루 앞둔 일본참의원선거는 뚜렷한 쟁점도 없으면서 예상 이상으로 과열되어 막바지에 상당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 이유는 이번 선거가 일본정치에 방향을 가늠케 하는 몇 가지 상징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좌·우를 막론하고 극단적 이념을 내세우는 세력을 외면하고 중도세력에 쏠렸던 지난 참의원선거에서의 표 성향이 그대로 지속될 것인가 ②자민당 열세의 추세가 굳어져 처음으로 보·혁 역전까지는 안가더라도 여야역전현상이 일어날 것이냐는 데 초점이 쏠리고있다.
자민당은 현재 1백26석을 확보하여 총의석수 2백52석의 과반수 선에서 단1석 많은 의석을 유지하고 있다. 원래는 1백27석이 과반수 선이나 자민당소속 비개선의원 l명이 사망, 1백26석으로 낮아진 것.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개선의석 65석 가운데 59석을 약간 상회하는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선거만큼 여야의 선거 쟁점이었없던 예도 드물다. 최근 예를 보면 3년전 참의원선거 때 「다나까」(전중) 금맥사건, 작년 중의원선거 때 「록히드」사건 등 큼직한 문제가 자민당에 불리한 요소였다.
이번 선거가 극히 「평온한 선거」인데도 자민당에 불리한 결과가 예측되는 이유는 유권자들의 정치의식이 장기집권 해온 자민당에 염증을 느껴 그 결과로 다당시대를 맞아들이고 있다는 새로운 현상 때문이다.
그러나 자민당을 외면하는 유권자들의 표가 사회당이나 공산당으로 쏠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최근 여론조사에 의해 밝혀져 이 새로운 정치현상이 유동상태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유권자들은 공명당·신자유구락부·민사당 등 이른바 「중도·중간정당」에 관심을 쏟고있는 것이 분명해지고있다.
여야역전의 경우 참의원선거 이후에는 자민당내부는 물론 여야간·야당간의 정국이 더욱 복잡해질 것이 틀림없다.
우선 자민당은 뿌리깊던 당내파벌을 3개월 전 해소, 창당이래 처음으로 형식적이기 하나 파벌선거 아닌 당일원화 선거운영체제를 실시했다.
그러나 구「후꾸다」(복전)파 「다나까」(전중)파, 「미끼」(삼목)파 등은 선거대책본부를 각 파벌별로 조직하는 등 사실상 파벌이 재생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 예상대로 선거가 끝날 경우 파벌해소를 주장했던 「후꾸다」총재에 대한 여야역전책임론이 대두될 가능성이 많다.
이 때문에 주류「후꾸다」「오오히라」(대평·간사장)체제에 대한 비주류「미끼」「나까소네」(중?근·전당간사장) 세력의 당권 도전 싸움이 재현될 것으로 선거정국을 내다보는 견해도 있다.
일본정가에는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이 자민당의 개선 의석수 65석 가운데 최저60석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 당내분열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야당 측은 선거 훨씬 전부터 여야역전이 사정거리 내에 들어왔다고 보고 연합정권구상을 서둘러왔다.
사회당의 「전 야당노선」, 공명·민사당의 「공산당 배제한 사회·공명·민사노선」, 사회·공산당의 「사회·공산 중축 노선」등 여러 갈래의 구상이 자민당에 아직까지 큰 위협은 아니지만 원만한 정국운영에는 큰 장애요인이 아닐 수 없다.
자민당은 중의원에서 아직 단독우위를 유지하고있어 법 제정·예산의결·조약비준·수상지명 등에 「자동성립」이라는 비상수단을 확보하고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국회운영을 자동성립에 의한 변법에만 기대할 수 없다.
특히 법률제정에 있어서는 참의원에서 부결되는 경우 중의원재의결에는 3분의2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의원 3분의 2이상의 의석을 확보치 못하고 있는 자민당으로서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여야역전의 사태가 오면 자민당과 일부 야당의 연합시대가 불가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동경=김경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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