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불 유화가 김기린 20여 점 서울서 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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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재불 유화가 김기린씨(사진)가 매우 독특한 지론의 작품들을 가지고 와 첫 선을 보인다(27일∼7월3일 조계사 맞은쪽 견지화랑). 모두 단색으로 새까만 화면의 작품들로 몇 점의 25호를 제외하곤 2×l.7m의 대폭들.
그냥 까맣기만 하지만 워낙 제작에 시간이 많이 걸려 20여 점을 모두「파리」에서 운송해 왔다.
흑색화면은 엄밀히 살피면 점과 선에 의한 형태가 아주 깊숙이 배어 있는「모노크롬」이다. 기름기를 뺀「페인트」를 구조적으로 되풀이 바른 위에 선과 점으로 깎아 낸 자리를 다시 메워 버린 작업. 눈에 보이는 물체를 강요해 왔던 기존시간·공간관념을 지워 버리는데 뜻이 있다고 실명한다.
그래서 그 화면으로 하여금 보는 이의 지각현장을 무한대로 넓혀 준다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 그 점에선 눈에 보이지 않는 의도와 형태로 충만 돼 있다.
김씨는 61년에 도불,「디좀」대학에서 미술사를 수학한데 이어 70년까지「파리」국립고등 장식미술 학교에 다녔다. 그 동안「살롱·드·메」「그랑·에·준도줄·디」등에 출품해 왔고 금년 봄「장·쇼브랭」화랑에서 개인전을 갖기도 했다. 국내 전으론「에콜·드·서울」「앙데팡당」전에 금년 처음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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