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선 '박심' 광주선 '안심'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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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위축됐던 선거 운동이 다시 본격화되면서 서울에선 새누리당의 ‘박심(朴心)’ 논란이, 광주에선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심(安心)’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정몽준 의원은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황식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이 출마를 권유했다’(2일)고 했는데 대법관·감사원장을 지낸 분이 이런 말씀을 계속하는 걸 참 이해하기 어렵다. 대통령이 그런 얘기 하실 리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 후보 중에서 법을 어겼기 때문에 후보 자격이 박탈된 사례가 있다”며 “(김 후보의 발언을) 방치하고 묵인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중앙당과 서울시당에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혜훈 최고위원도 “김 후보의 발언은 대통령의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케 하는 중대한 거짓말이다.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애썼던 많은 분들이 출마를 권유했고 저도 그것에 동의를 해서 출마를 한 것”이라며 “(2일 발언은) 법률적으로 하등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박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있다고 한 것을 ‘박심 마케팅’이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 후보 진영이 당심 잡기에 승부수를 던진 형국이어서 경선일(12일)까지 박심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에선 안철수 공동대표의 측근인 윤장현 예비후보를 광주시장 후보로 전략공천한 후유증이 만만찮다.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은 3일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뒤 “시민을 배신한 시민운동가 윤 후보는 밀실야합 공천장을 스스로 찢으라”(강 시장), “이번 기습 공천 사태는 광주에 대한 모독과 기만”(이 의원)이라며 연일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두 후보가 후보단일화 수순을 밟아 윤 후보와 맞대결로 갈 경우 결과에 따라 김한길·안철수 체제의 향후 입지도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논란이 커지자 안 대표는 6일 “기성 정치권 밖의 새로운 인물을 발탁하는 것이 전략공천”이라며 “윤 후보는 30년간 시민운동, 인권운동에 앞장선 시민운동가로 광주의 박원순이 될 수 있는 분”이라고 전략공천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김정하·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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