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리트」주역 맡은 정동환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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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대 젊은이들의 고뇌와 갈등, 그리고 16세기 젊은이로서의 「햄리트」의 그것과의 어떤 공감대가 있다는 것을 이번 작품을 통해 느껴봤습니다. 이제까지의 「햄리트」는 우유부단하나 사상형이며 감상적 인물로 묘사돼왔으나 이번 공연에서는 좀더 현실적이며 강직한 행동형의 인물로 부각시켜 보려 합니다. 무기력해지는 감이 없지 않은 우리젊은이들에게 보다 생동감 있는 「햄리트」를 소개해주고 싶어요.』
극단 「현대극장」이 청소년극장운동의 일환으로 12∼17일 류관순 기념관에서 공연하는 「셰익스피어」작 『햄리트』(중앙일보·동양방송 후원)에서 주인공 「햄리트」왕자 역을 맡은 정동환군(28)은 이번 무대가 10여년간 다져온 자신의 연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가장 중요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햄리트」번안극인 「하멸태자」에서 왕역을 맡아 「셰익스피어」와는 조금 접해본 느낌이지만 워낙 대작이고 대사 또한 일반 연극에 비해 3∼4배에 달해 저에게는 벅찬감이 없지 않은 역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는 대사를 외고 익히는데에만 보름간을 밤낮없이 「미쳤다」고 말한다.
중동고 연극부를 거쳐 서울연극학교(현 서울예전)를 졸업한 후(69년) 계속 동랑 「레퍼터리」극단에 몸담고 있으면서 첫 주연을 맡아 호평 받았던 『마의태자』를 비롯해 『출세기』 『보이체크』 『소』 등에서 연기력을 닦아온 그는 연기자로서의 매우 뛰어난 용모와 체격을 갖춘 노력형.
중국무술인 십팔기 외에 기계체조·봉산탈춤·「발레」까지 익혔으며 한때 성우로도 일시(1년간) 활동한바 있는 그는 다재다능한 연기인으로서 『작품이해력 또한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있다.
상복은 없어 고교시절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연기장을 2번 타본 것이 전부라는 정군은 『전문극단과 청소년극장운동을 표방하는 이번 공연인 만큼 가장 정통적이며 깊이 있고 재미있는 「햄리트」를 보여주겠다』고 정열에 가득 찬 목소리로 포부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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