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립은 대내 균형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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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제수지의 균형 또는 불균형을 나타내는 지표에는 일반적으로 경상수지 기초수지 종합수지 등이 있는데 이중에서도 경상수지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이해되고있다. 그 이유는 기초수지나 종합수지는 화폐적 측면에서 보는데 대하여 경상수지는 실물적 측면에서 보기 때문에 국민소득의 흐름에 영향을 주게된다. 따라서 국제수지의 균형 또는 불균형의 근본적인 원천이 경상수지에 있다고 보아야한다.
그런데 금년 1·4분기 중 외환수급상의 경상거래에 있어서 전년 동기의 적자에서 3·8억 「달러」의 흑자를 시현하였다. 유류파동 이후의 심한 경상수지 적자에서부터 흑자로 전환하였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물론 이와 같은 흑자기조가 단시적인 현상인지, 또는 앞으로 지속될지의 여부는 명확히 알 수 없으나 앞으로 국내경제여건의 큰 변동이 없는 한 경상수지의 균형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이와 같은 외환수급상의 경상수지와 일반적으로 이해되고 있는 국제수지상의 경상수지간에는 큰 차이가 있다. 즉 전자는 통계작성기준시점이 결제기준인데 대하여 후자는 통관기준이기 때문에 시차가 있으며 또한 전자의 경우 통계상에 「커버」되는 범위에 있어서 예컨대 수입의 경우 원조 및 장기자본도입에 의한 물자수입, 그리고 수출에 있어서 보세가공수출의 노임외부분 및 무환수출 등이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국제수지상의 경상거래에 있어서도 외환수급상의 것과 같이 흑자를 보일 것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제수지상의 경상수지에 있어서도 외환수급상의 경상수지기조가 시차를 두고 대개 같은 방향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 이유는 이미 지난해에 우리 나라 국제수지사정이 획기적으로 개선됨으로써 경상수지 적자폭이 2·8억「달러」로 대폭 축소되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는데 수출입 규모가 약80억「달러」에 달하는 수준에서 이 정도의 적자에 그쳤다는 것은 사실상 경상수지가 균형을 이루었다고도 볼 수 있다.
금년에 정부는 총 자원예산에서 수출입을 각각 약1백억「달러」로, 그리고 경상수지적자폭을 5억「달러」로 예상하고 있는데 앞으로 예상되는 국내외경제정세 및 최근까지의 L/C 내도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수출목표는 달성될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에 경상수지가 균형 된다는 것은 우리 나라가 기조적인 자본수입국 이기는 하나 동시에 그 규모에 있어서 적을망정 앞으로 자본수출국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는 한 외환보유고는 계속 저증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즉 금년도 총 자원예산상에 장 단기자본수입을 약20억「달러」로 예상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외채원금상환 5억「달러」를 차감한 잔여를 불리한 단기외채의 조기상환 연불수출의 증대 또는 자원확보를 위한 해외개발투자로 사용하지 않는 한 외화보유고는 예상보다 더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우리 나라 경제가 많은 외환부담을 안고있으나 원리금상환부담이 적어지고 있다는 것은 또한 실증한다고 볼 수 있다.
끝으로 경상수지의 균형은 국민계정상에서 볼 때(사후적인 개념에서) 투자재원을 국내저축으로 충당한다는 것을 뜻하게 되는데 이는 국내균형을 동시에 달성시기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국내균형은 적어도 실업을 증대시키지 않은 경제성장율 약 9%이상을 유지하는데 소요되는 투자재원을 자력저축으로 충당한다는 뜻에서 사용하고 있다.
필자가 국제수지동향을 중심으로 하여 한국경제를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실현 불가능한 우리의 꿈이라고 만은 생각되지 않으며 다만 여기에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대외균형이 국내균형보다 오히려 앞질러 달성될 것 같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금년의 10%성장을 위한 소요투자이율 25·3%인데 지난해 우리 나라 국내 저축율이 21%에 불과했고 금년에는 23%를 총 자원예산에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정책적 시사는 대외균형을 위한 수출의 신장이 중요하기는 하나 명실상부한 자립경제기반을 다지기 위하여서는 물가안정과 저축증대를 통한 대내균형에 보다 많은 정책적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금년 1·4분기에 금융저축이 대폭 증가하였다. 이와 같은 추세가 앞으로 정착화 될 것인지의 여부를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일본이 15년 전부터 연 35%의 높은 국민 저축율을, 그리고 자유중국이 65년에 25%를 보이고있는데 이들 국가에 못지 않은 수출주도형 고성장을 이룩한 한국이 25% 정도의 저축율을 우리의 노력여하에 따라서는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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