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환영에 감격의 눈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북괴북송선 만경봉호로 강제 북송되려다 탈출한 김미혜양(25·일본명 김미지자)이 8일 하오 동경민단 중앙회 감찰위원 박병한씨와 아버지의 친구 허인오씨(45)씨의 보호로 대한항공편으로 입국, 대한민국에 안겼다.
흰색「투피스」에 청색 바탕의「블라우스」를 받쳐입고 장미꽃과「카네이션」꽃다발을 한아름 안고「트랩」을 내린 김양은 북송직전의 악몽에서 깨어난 듯 밝은 웃음을 띠고 환영 나온 인파에 손을 흔들어 답했다.
공항에는 이북 5도청 직원들과 대한항공「스튜어디스」·대한 적십자사 부녀회 회원 등 2백 여명이 환영「플래카드」를 들고 김양을 맞았으며 황해도지사 김선량씨, 황해도 중앙 도민회 회장 김유씨, 김양의 고향인 황해도 장연군 명예군수 최문려씨와 한국에 있는 김양의 유일한 혈족인 김경애씨(62·할머니뻘)등이 나왔다.
김양은 서투른 우리말로『한국에 오니 여러분들이 이렇게 환영해 주는데 대해 감격하여 말이 안나옵니다. 이럴줄 몰랐읍니다』고 말했다. 김양은『북송 직전 집단 합숙소인 호반「호텔」에서 3일 동안 묵으며 북괴에 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심리적 압박과 자유 없는 곳에서 어떻게 사나 하며 고민을 했으며 도망갈 생각 일념뿐이었다』고 말했다. 김양은 일본에 돌아가면 민단 여러분들이 자신을 위해 후원회를 결성하고 있는 그분들의 도움으로 적당한 직업을 골라 꿋꿋이 살겠다고 말했다.
김양은 아버지와 헤어진데 대해『아버지가 불쌍해요. 죽을 때까지 다시는 아버지를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아버지를 이북에 보낸 것은 제 잘못이예요. 어떻게 해서라도 아버지의 북송을 막았어야 했었는데』라 하며 목이 메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