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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엔 참을 수 없는 '여행의 유혹'에 빠져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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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달력은 빨간 글씨가 유난히 많아 보인다. 근로자의 날(1일), 어린이 날(5일), 석가탄신일(6일)은 공휴일이고 어버이 날(8일)과 스승의 날(15일)도 큰 행사다. 여기에 성년의 날(19일), 부부의 날(21일) 등 '행사의 달'이다. 특히 4일(일)과 5일 어린이날을 지나 6일 석가탄신일까지 이어지는 무려 4일 동안의 황금연휴가 시작된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5월을 맞아 풍성하게 마련됐던 각종 문화행사들도 취소되거나 연기되었지만 그래도 집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다. 가정의 달에 날씨까지 화창한 5월은 ‘여행지수’가 급격히 높아지는 때다. 정부도 5월 1일~11일까지 ‘관광주간’을 정해 휴가를 권하고 있다. 어느 곳에가서 무엇을 보고 느껴야 할까?

단양의 ‘느림보 강물길’이 걷기여행 코스로 인기가 높다. 사진은 석문길 정상에서 바라본 도담삼봉 전경. [중앙포토]

단양 '느림보 강물길' 그림 속으로 걸어 가는 듯

◆도보여행지=한국관광공사 추천 청풍호는 제천시 근처로 총 거리 12㎞로 5시간 정도 소요된다. 청풍문화재단지 →청풍랜드→정방사코스는 산과 호수가 조화롭게 어울려 아름답다. 청풍문화재단지는 댐건설로 수몰된 마을의 가옥과 문화유산들을 옮겨놓은 곳으로 이 지역의 독특한 생활방식과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망월산성 정상에 오르면 청풍문화재단지 뿐 아니라 청풍호의 아름다운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점심으로 먹을 만한 곳은 송어 비빔회와 백숙이 있다. 특히 이곳 송어회는 콩가루, 마늘, 참기름, 당근, 깻잎, 양배추, 오이, 초장에 버무려 먹는다고 한다.

 충북 단양군 ‘느림보 강물길’도 트래킹 코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총 길이 19.2㎞의 친환경 숲 체험 길로, 지난해 5만여명이 이 코스를 다녀갔다. 느림보 강물길은 도담삼봉(명승 제44호)과 석문(제45호)을 비롯해 금굴(충북도기념물 제102호) 등 절경을 감상할 수 있어 걷는 재미를 더해준다. 석문길은 도담삼봉에서 출발해 가곡면 하덕천까지 4㎞ 구간으로, 능선을 따라 남한강의 절경인 도담삼봉과 석문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숲길 측백나무 군락은 이 코스의 또 다른 볼거리다. 측백나무는 기침완화 등에 효능이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심신의 피로를 풀 수 있다. 또 다랭이길은 가곡면 하덕천에서 덕천교에 이르는 3㎞ 코스로 산기슭을 따라 펼쳐진 층층이 다랭이밭은 남한강과 조화를 이루며 시골마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포항 내연산군립공원은 12폭포 따라 즐기는 계곡트래킹(5㎞)이 백미다. 영화 ‘가을로’의 촬영지로 잘 알려진 곳이며 보경사 입구의 울창한 송림을 따라 시작되는 계곡 트래킹은 쌍생폭포, 보현폭포, 관음폭포, 연산폭포까지 이어진다. 내연산 자락을 굽이굽이 감돌며 40리가량 흘러내리는 골짜기가 바로 청하골이다. 힘든 구간이 거의 없고,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근처에 경상북도수목원도 볼만하다. 멸종위기의 희귀식물, 특산산물,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와 야생화 등 1510종 18만여 본이 있다.

 경북 영주의 오래된 옛길도 도보코스로 최고다. 19.5㎞ 풀코스를 걸으면 약 6시간 걸리지만 중간에서 도중하차해도 좋다. 주요 코스는 수도리전통마을→죽령→풍기온천으로 간다. 문수면 수도리는 아름다운 자연과 옛 고가가 그대로 보존된 전통마을이다. 수도리는 이름 그대로 내성천이 마을의 3면을 감싸 안고 흐르고 있으며, 그 가운데 섬처럼 떠 있다. 안동 하회마을을 연상시키는 이 마을에는, 휘감아 도는 강을 따라 은백색 백사장이 펼쳐져 있으며 맞은편에는 소나무, 사철나무 등이 숲을 이룬 나지막한 산들이 강을 감싸 안고 이어진다. 소백산이 장엄하게 펼쳐지는 죽령은 하늘재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옛길이다. 희방사역에서 죽령주막까지 약 2.5㎞로 2000년의 역사와 자연을 품은 아름다운 길이다. 먹거리는 죽령 정상의 ‘홍삼삼계떡갈비’와 능이버섯 칼국수가 있다.

 수도권에도 좋은 곳이 많다. 동두천 소요산 코스는 자재암에서 출발한다. 9㎞(등산코스 6.5㎞ 포함)로 해발 560m로 높지는 않지만 기암괴석이 발달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봄에는 철쭉, 가을에는 단풍명소로 수도권에서 찾는 등산객이 많다. 자재암 일주문에서 출발해 하백운대, 중백운대, 상백운대, 칼바위, 선녀탕으로 이어진 등산로는 6.5㎞ 구간으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펜션여행=요즘 펜션여행이 대세다. 최근에는 스파와 브런치, 프러포즈 이벤트, 바비큐 메뉴 등으로 진화하고 있어 단순 잠자리에서 벗어나 펜션 자체가 훌륭한 여행지가 됐다.

 요즘은 특색을 갖춘 테마펜션이 많다. 해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비치펜션, 호텔 뺨치는 럭셔리 펜션, 스파 펜션 등 다양하다. 한 여행사에서 펜션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 한 결과 요금보다 분위기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조사 결과 모던하고 심플한 인테리어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41%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원목가구로 가득 찬 친환경 인테리어(19.8%), 스파·수영장 등 부대시설을 완비한 단지(17%), 럭셔리한 분위기(16.4%) 순으로 나타났다. 또 여행지로는 주변 관광지 등의 접근성과 위치(28%)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응답이 많았던 만큼 1위는 28.7%를 차지한 제주도였다.

이국적인 풍광의 남해 (24.1%), 3위는 숲과 바다를 모두 만날 수 있는 강원도(20.7%), 일몰이 아름다운 안면도(13.4%)와 경기도(13.1%) 순이었다.

 펜션 선택에 앞서 확인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여행 목적과 맞아야 하고 주변 즐길거리도 살펴야 한다. 또 계약 시 환급 규정을 알아봐야 한다. 5월 황금연휴기간에는 예약이 집중되므로 계약 해지 등 패널티를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특히 홈페이지를 통해 시설을 살펴볼 때 숙박 경험자들의 후기도 검색해 보는 것이 좋다. 또 입금은 소재지를 정확하게 확인한 후 해야 한다. 계약금만 받고 잠적하는 경우가 있어 해당 시·군·구에 알아보면 펜션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드라이브 여행은 낭만이 있어 좋다. 사진은 통영 달아공원에서 바라 본 일몰. [중앙포토]

미륵도 휘감는 통영 산양도로 절경

◆드라이브 코스=통영시 산양읍의 가장 큰 섬인 미륵도를 휘감고 있는 산양 관광도로는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함이 좋다. 특히 길가에 빼곡히 심어 놓은 동백나무가 아름답고 도로 중간쯤에 위치한 달아공원에서의 일몰과 달구경이 백미다.

 강원도는 46호선 고성군 간성읍 홀리~교동리간 23.1㎞로 삼림욕이 절로 되는 산중도로가 으뜸이다. 주변 관광지로는 12선녀탕, 통일전망대, 용대자연휴양림, 건봉사, 화진포호 등이 있다. 또 해변도로인 7호선은 삼척시 원덕읍 월천리~근덕면 궁촌리 24.3㎞로 동해안 용화해변, 임원해수욕장, 대금굴, 죽서루 등의 관광지가 있다.

 충북에서는 37호선 옥천읍 죽항리~안내면 정방리 구간 15.5㎞가 볼 만하다. 주변엔 장령산자연휴양림과 장계국민관광지, 용암사, 정지용 문학관 등이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가 많다.

 충남의 태안군 고남리~안면읍 창기리 구간 20.1㎞는 안면송으로 유명하다. 안면도 자연휴양림, 꽃지해수욕장, 천상병 시인생가 등이 있다.

 전라도 지역은 무주 구천동계곡을 따라 펼쳐지는 고제면 개명리~무주군 설천면 두길리간 25.4㎞는 사시사철 아름답다. 근처에 나제통문과 덕유산자연휴양림, 반디랜드, 구천동계곡, 안국사, 구천동관광특구가 있다. 부안의 국립공원 변산반도는 산과 바다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30호선인 부안군 진서면 곰소리~변산면 대항리간 34.1㎞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져 있다. 내소사, 채석강, 사랑의 낙조공원, 변산해수욕장이 자리잡고 있다.

 전남의 섬진강 물길 따라 가는 국도 17호선 중 구례군 황전면 비촌리~곡성군 오곡면 오지리 22.4㎞와 해당화가 피는 해안도로 77호선 12.3㎞ 구간이 좋다. 주변에 섬진강 기차마을과 섬진강 천문대, 압록유원지(오토캠핑장)를 볼 수 있다. 해안도로 인근엔 불갑사, 법성포, 가미미해수욕장이 자리잡고 있다.

 경상도 청량산 자락을 감아돌며 산세에 취해보는 산길이 있다. 봉화군 명호면 북곡리~법전면 소천리 구간 23.1㎞다. 청량산도립공원, 청암정, 승부역, 만산고택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경남 사천시 77호선이 있다. 사천시 대방동 삼천포대교~남해군 미조면 송정리구간이다. 길이는 34.4㎞. 독일마을, 해오름예술촌,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박찬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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