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성업중인 「난민밀수」|공산 월남·라오스인 돈 받고 탈출 도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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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근 태국 동북부지역에서는「라오스」 「베트남」인들을 태국영내로 밀입국 시켜주고 돈을 받아먹는 신종「난민밀수업」이 크게 성행하여 관계당사국과 말썽을 빚고 있다. 75년 인지반도의 적화이후 살벌하기 짝이 없는 「메콩」강을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넘나들면 서 난민들을 안전하게 태국 역내로 호송해주는 조직이 주로 전「라오스」군 출신 인사들이라는 데서 태국정부는 큰 충격을 받고있다.
이들 난민 밀수조직들은 「타이」정부의 엄격한 인지난민 밀입국 금지조처에 위반되는 활동을 할뿐만 아니라 난민들을 안전하게 밀입국시키려고 「타이」관리들에게 뇌물을 주는 부정을 저질러 「타이」정부의 신경을 날카롭게 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지난9일 「농카이」성의「무앙」읍 경찰당국이 2명의 태국관리도 낀 인지난민 밀수조직을 적발함으로써 사회문제로 표면화되었다.
발표에 앞서 경찰당국은 지난8일 「무앙」읍 소재「반·돈·사완」인지난민수용소를 덮쳐 밀수단 주범격인 전「라오스」군인「사이·파니치윙」(25)과 「페치·차이데스」(26)등 2명을 체포, 이들로부터 모든 범행에 대한 자백을 받았다.
자백에 따르면 주범 「사이」가 몰래 수용소를 탈출, 「메콩」강을 넘어「라오스」에서 자유를 갈망하여 피난을 기도하는 난민을 모아 도강, 탈출시켜주는 위험스런 짓을 여러 차례 했다는 것이다.
「타이」와 「라오스」양 국군이 거의 신경질적으로 경비를 강화하고 있는 「메콩」강의 도강은 어선을 이용하거나 통나무에 「바나나」나무를 덮어씌우고 위장해서 이를 타고 넘어오거나 수영으로 건너는 방법을 택한다는 것.
따라서 발각되어 「라오스」군의 집중사격을 받는 경우도 없지않아 양국군의 긴장상태를 한층 조성하고있는 원인의 하나가 되기도 한다고. 실례로 체포될 당시의 「페치」도 「라오스」군의 총격을 받아 부상한 몸이었고 「카이·데즈마니」라는 「타이」주민도 지난5일 밤 「라오스」쪽 「메콩」강에서 「라오스」난민 3명과 함께 「타이」로 탈출하다 「라오스」군의 집중사격을 받고 모두 절명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살벌한 모험끝에 그들이 난민 1인으로부터 받는「도강료」는 고작 4만원 내지 6만원 정도지만 「타이」관리들의 입을 틀어막고 난민들의 입국을 묵인받기 위해 「타이」관리들에게 이른바 「입국세」와 뇌물공세를 취하고 나면 순소득은 기껏해야 2만원정도에 불과했다고-.
그런데도 이들이 생사를 무릅쓰고 지금까지 약1천여 명의 난민을 태국 내로 무사히 입국시켰다.
이런 밀수행위가 사실로 밝혀지자 「타이」는 즉각 「라오스」난민수용소에 대한 일제 조사에 나서 이른바 밀수단 주선으로 불법 입국한 난민을 색출하고 있으나 지금까지「라오스」난민 수는 2만여 명에 이르러 색출작업은 그리 용이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방콕=이 창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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