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경제수역 2백 해리와 한국에의 영향|어로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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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오는 5월「뉴요크」에서 제 3차 국제 해양법회의 제 6기 회의를 앞두고 바다를 갖고 있는 세계열강은 이미 실력행사에 들어가고 있다. 미·소·EEC는 물론, 마지막 남았다는 남태평양 바다까지도 2백 해리 선언에 묶일 전망이다. 새로운 해양시대를 맞는 77년의 뜻과 그 영향은 어떤 것일까 를 찾아본다. <편집자 주>
미·소·EEC등 세계각국이 2백 해리 경제수역을 속속 선포함으로써 신년 초부터 국제 어로전쟁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세계적으로 연안국은 모두 1백18개국.
이중 지금까지 2백 해리 경제수역을 선포한 나라는 미·소·「캐나다」·EEC 9개국 등 30여 개 국에 이르고 있다.
2백 해리는 km로 따져 3백 70·4km.
경부선에서 본다면 서울에서 삼랑진까지의 거리다.
우리도 경제수역 2백 해리를 설정한다면 삼면이 바다이기 때문에 그 수 역은 독도·제주도·소 흑산도에서 각각 2백 해리 밖으로 잇는 광활한 수 역을 내포한다.
경제수역이란 이를테면 어업 영해다.
경제수역 안의 모든 생물·광물자원 등에 대해 주권 적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세계각국이 다투어 어업 영해를 확대하려는 것은 바로 최대의 단백질원인 수산자원은 물론 거의 무진장하게 깔려 있는「에너지」자원·광물자원을 독점하겠다는 속셈 때문.
세계 1백 18개 연안국이 모두 경제수역 2백 해리를 설정한다면 전해양의 40%가 이들 연안국에 귀속되고 세계 주요 어장의 40%가 이들 연안국의 관할아래 들어간다.
무한대로 넓은 바 다가 조각조각 분할되어 그만큼 좁아지는 것이다.
우리 원양어선의 감산 량은 약 70만t(76년 기준), 2억3천만「달러」어치에 이른다.
2백 해리 경제수역 설정으로 가장 타격을 많이 받게 되는 나라는 일본과 소련.
일본은 연간 수산물 수요 1천만t중 4백 50만t을 원양어업에 의존하고 있고 소련은 수요 9백만t의 약80%를 해외어장에서 충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7위의 수산대국으로 발돋움한 우리에게도 그 타격은 크지 않을 수 없다.
57년 제동산업이 인도양에서 참치 연승어업의 시험조업을 한 것이 효시인 우리의 원양어업은 이제 겨우 성년이 된 셈.
참치 2t에서 시작됐던 원양어획고는 이제 67만8천t에 2억3천만「달러」어치에 이르는 놀라운 성장을 기록했고 북 양의「베링」해를 비롯해 남태평양의「사모아」, 인도양의「모리셔스」, 대서양의「아비장」등 5대양 곳곳에서 8백 52척이 주낙을 치고 그물을 끌어올리고 있다.
95개 원양회사에서 출어 하고 있는 원양어선의 선복량은 34만2천t을 헤아리게 됐고 태극기가 휘날리는 해외기지만도「라스팔마스」·「바베이도즈」·「반다르 압바스」등 25곳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 원양어업의 대종은 참치어업과「트롤」(저인망)어업. 수심 1백50m안에서만 조업할 수 있는「트롤」어업은 경제수역 때문에 절대적인 타격을 받는다.
「트롤」어업 중 특히 북 양에서 명태 잡 이를 하는 56척은 소련의 2백 해리 경제수역 선포로 항로마저 잃고 있다.
세계 제 3위의 수산 국으로 도약하려는 우리에게는 실로 큰 위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김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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