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가치가 상실되어서는 안된다|구세주의 복음이 이 땅에 펴지기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천주교 서울대 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은 20일 성탄「메시지」를 발표, 『오늘날 우리의 마음은 옛날「베들레헴」의 외양간 못지 않게 생명의 빛인「메시아」의 강생을 어느 때보다도 갈망하고 있다』면서『「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인간을 참으로 존경하고 사랑하며 가난한 이웃을 형제처럼 대하는「그리스도」의 정의를 구현, 회개의 산 증거를 행동으로 드러내는데 본질적 사명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메시지」요지는 다음과 같다.
『우리 나라는 고도의 경제성장과 반비례하여 인간가치는 상실되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자리가 없어져 가난하고 약한 자들이 발붙일 곳이 없다.
우리 누구도 무관심 때문에 굶주림과 헐벗음 속에서 버림받아서는 안되며 부당하게 억눌리고 짓밟혀서는 안 된다.「크리스천」이 있고 교회가 있는데도 이런 슬픈 사실이 외면된다면 신앙의 진실성이 근본적으로 의심받는다.
진정 잘 사는 사람들은 없는 이와 자기 것을 나누어야하며 부(부)의 공정한 분배가 실현되고 묶인 이는 풀리고 억눌린 이는 해방되어 하느님의 뜻과 구세주의 복음정신이 이 땅에 펴지기를 바란다.
정의가 구현되고 인권이 보장되며 생존권과 인간의 기본권이 존중되는 곳에만 참된 발전과 번영과 평화가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