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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마다 도서관 신축 「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연대·고대·성대·이대·건대·홍익대·한양대·숙대·동덕여대·덕성여대 등 서울시내 15개 대학은 새로운 부속 도서관을 건설하거나 계획 중임이 밝혀졌다. 이미 지난달 18일 도서관을 신축 개관한 동덕여대를 비롯, 고대는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70%정도 공사가 진척됐고, 홍익대는 새로 짓기 위해 현 도서관건물을 헐고 있다. 현재 도서관 신축부지를 선정, 설계중인 학교는 연대가 현 「캠퍼스」의 야구장에, 성대가 수원의 제2「캠퍼스」중앙에, 숙명여대가 74년에 매입한 효창 국민학교 자리에, 덕성여대가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학교를 이전하면서 신축을 계획하고있다.
한편 동국대는 최근 열람석을 약 l천석 확대, 증축했고 한양대는 지난 학기에 열람석을 약 2백50석, 서고를 1백50평 가량 늘렸다. 건국대는 현재의 Y자형 건물의 일부에 1천명 정도 증축을 내년 중 시작할 예정이다. 이밖에 이대·서울여대는 대학 10개년 발전 계획 등에서 도서관 신축을 구상하고 있다.
이같이 각 대학이 경쟁적으로 도서관을 신·증축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의 도서관 면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대학이 이에 해당하나 고대의 경우 현재의 도서관은 40여년 전에 지어진 건물. 당시보다 학생 수만 20배로 늘었기 때문에 도서관 신축은 새로운 대학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과제였다.
이와 함께 해방이후 생긴 각 대학이 도서관 건물이 아닌 일반 강의실 등을 개조, 임시로 사용하다가 학생수의 증가로 새로운 건물을 설계하게 된 것이다. 이밖에 성대·덕성여대 등은 도심지에 위치, 장소의 제약 때문에 새로운 도서관을 신축하는 경우. 특히 성대는 수원에 20만평의 「캠퍼스」부지를 확보, 「캠퍼스」정 중앙에 최신 시설을 갖춘 「매머드」도서관을 계획하고 있다.
각 대학이 계획하고 있는 건물 크기는 종합대학이 연 건평 4천∼5천평, 단과대학이 1천∼2천평 정도. 고대가 4천5백 평(열람실 4층·서고7층), 연대가 5천7백 평, 홍대가 4천 평, 동덕여대가 1천 평(완공)이다.
각 대학 신축도서관의 설계상 특징은, 앞으로 20년 정도 사용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풍족한 공간을 확보한다는 점.
종래의 도서관 건물은 겉모양을 중심으로 공간을 고정시키고 면적을 최대한 활용하는데 비중을 두었을 뿐 학생들의 도서일람에 대한 주의는 소홀히 한 상태였다.
그러나 신축도서관은 열람실의 조명도와 구석진 곳을 좋아하는 학생들의 착석 「패턴」을 위해 공간을 구분하는 국부적 이용 방법이 강조되고 있다.
연대 신축도서관 설계「팀」의 이경회 교수(건축학)는 새로운 도서관의 특징을 「가변성」이라고 말했다. 일반 건물과는 다르게 도서관은 장서와 열람자의 숫자가 계속 늘기 마련. 따라서 도서관은 「살아있는 건물」이어야 한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영국의 「에딘버러」·미국의 「노드웨스턴」대학도서관에서 「힌트」를 얻은 연대의 신축 도서관은 내부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증축에도 편하도록 「모듈·코어·시스팀」 을 채용하고있다.
「모듈」방식이란 단위건물을 만들고 도서관의 증축 필요에 따라 단위 건물 수를 늘려나가는 방식.
따라서 장서·열람자가 증가하더라도 종전과 같이 완전히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모듈」만큼을 증가시키면 되는 것이다. 「코어·시스팀」은 건물의 중앙에 서고 사무실 등을 만들어 도서관 이용을 편하게 하는 방법. 한쪽 모서리에 서고가 있는 것보다 이용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특수 설계이외에 개가식도서 대출제도를 확대하는 것도 새로운 경향. 졸업논문 제출 등으로 대출 도서량이 급증하자 자주 이용되는 책을 선별, 개가식 도서의 숫자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 동덕여대가 전체도서를 완전 개가식으로 했고 신축도서관도 귀중·희귀도서를 제외하고는 개가식 운영을 시도하고있다.
이밖에 각 대학은 도서관 신축 후 고대는 동양학 관계, 연대는 국학관계, 홍익대는 미술관계, 건대는 농업관계, 숙대는 동양여성, 한대는 기계공학관계 도서를 집중적으로 수집할 계획도 세우고있다.
이 같은 도서관 신축현상에 대해 각 대학 도서관장들은 설계가 특히 장기적 안목에서 이뤄져야되고 건물의 확보도 중요하지만 내실을 갖출 수 있도록 도서와 유능한 사기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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