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보존이냐… 옮길 것인가… 들어올릴 것인가|성산 대로에 걸리는 독립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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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사직「터널」에서 금화산을 맞뚫어 성산동으로 연결되는 성산 대로 계획선이 확정됨에 따라 독립문이 본래의 위치에서 자리를 옮겨 앉지 않을 수 없게 됐다.
2일 기자춘 서울시장은 성산 대로의 건설로 독립문 주변이 네거리가 되었을 때 이 일대의 교통량처리를 위해서는 독립문 현 위치변경이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이를 위해 현재 서울시와 문화재관리국 당국자사이에 혐의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독립문에 대한 처리문제는 ▲현 위치에서 손대지 않고 교통처리를 주장하는 방안과 ▲위치를 변경하는 문제 ▲또는 고스란히 들어올려 받침대를 세우고 그 밑으로 차량을 통행시키는 것 등 3개 방안이 검토되고있으나 아직 결론을 내리기 못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들은 사직「터널」에서 내려오는 도로가 앞으로 건설될 기화산 「터널」과 맞을 경우 독립문의 현 위치는 분지에 파묻힌 듯 도로에 짓눌릴 우려가 있어 이유적에 대한 처리문제로 부심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까닭은 수색·연희동의 교통량이 사직「터널」방면으로 폭주할 경우 독립문주변에는 사직「터널」 입구에서 금화「터널」까지 최소한 육교(오버·패스)를 세워야 하는 등 입체교통처리가 불가피한 때문이다.
결국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현 위치를 고수하면서 문을 곧바로 들어 올려 4개의 기둥으로 받침대를 만들고 그 밑으로는 차량을 통행시키는 「파리」의 「에펠」탑 같은 형태의 방안이 세심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적으로는 문화재관리국과의 합의가 이루어져야만 매듭지어 질 것 같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문을 들어올리는 것도 결국은 해체복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 원형을 보존하자는 주장과 해체 복원할 바에는 현 위치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상반된 의견이 나와 이 문제는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야 결말을 볼 것으로 보인다.
독립문은 독립협회 서재필씨 등이 독립사장을 고취하기 위해 이조 때 중국사신을 맞던 영은문 자리에 세운 것으로 1896년 11월 20일 착공되어 1년만인 1897년 11월 20일에 준공됐다.
설계는 「러시아」인 「시바진」이 한 것으로 이 「프랑스」개선문을 본뜬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년에 독립문이 자리를 옮기게되면 80년 만에 바뀌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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