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씨감자 농사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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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정부 보급종 씨감자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강원도내 고랭지 씨감자 농사에 비상이 걸렸다.

올들어 유난히 눈이 자주 내리면서 파종 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30일 농민과 지자체에 따르면 고랭지 씨감자의 경우 평소 4월 20일부터 파종을 시작해 늦어도 5월 5일까지 모두 끝내야 한다.

이 기간 동안 파종을 해야 씨감자가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6~7월 장마철과 맞아 품질 좋은 보급용 씨감자를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달 말부터 겨우내 방치했던 밭 정리와 거름 주기 등 사전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게 농민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예년보다 2배 이상이나 많은 눈이 내리면서 해발 6백~7백m의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강릉시 왕산면과 평창군 도암면 일대에는 아직까지 30㎝이상의 눈이 쌓여 있어 밭 정리 작업에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농민 권혁기(41.강릉시 왕산면)씨는 "이런 기상 추세라면 4월 중순은 돼야 눈이 녹을 것으로 예상돼 파종이 열흘 이상 늦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파종이 늦어지면 씨알이 작아지는 등 품질이 떨어지는 데 올해 정부의 수매 기준은 오히려 강화돼 농민 소득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강릉=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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