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돈가뭄에 허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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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시중에 돈이 넘쳐나는데도 신용등급이 낮은 한계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이 부도 공포에 시달리고있다.

SK글로벌 사태 이후 은행권이 기업들의 돈줄을 죄고 있는 가운데 채권시장마저 얼어붙어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도 거의 유통되지 않자 유동성 부족을 호소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우량 대기업의 경우 내부유보자금 등이 많아 여신한도를 줄여도 아쉬울 게 없지만(본지 3월 28일자 E2면 참조) 은행을 주된 자금조달원으로 삼아온 비우량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은 은행권의 움츠러든 분위기로 인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중소기업들의 3개월 이상 고정연체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영세 중소기업은 물론 정상기업들마저 자금 부족을 호소하는 곳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 거래기업 중 올 들어 부도가 난 기업 수는 9건으로 1년 전보다 2건 늘었는데, 이 중 부도 직전까지도 정상기업으로 분류됐던 중견기업이 4개나 됐다.

기업은행도 최근 중소기업 가운데 벤처와 사무용 기기.통신.컴퓨터 등의 업종에서 부도율이 높아진 점에 주목, 현황을 파악 중이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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