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청계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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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청계천은 1442년(이조태종12년)인부 5만3천여명을 동원해 만든 서울을 동서로 횡단한 인공천이다. 지금부터 60여년전만해도 글자 그대로 시정이 풍기는 맑은 개울로 주변에는 각종 수목이 우거졌던 놀이터였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1910년대에도 이미 이곳에는 빽빽이 민가가 들어차고 특히 중인계급이 많아 서울의 가장 번화한 곳 중의 하나였다.
왼쪽에 보이는 수표고는 세종 때 세운 것으로 그 옆에는 물이 늘고 주는 것을 측정하는 수표주가 있었다. 수표주는 이조 5백년간 지계천 위의 광귤·주교·장교 등과 함께 달맞이 및 답교 놀이터가 되어왔다. 강안의 양반·한량들은 정월 보름날 저녁이 다리위를 거닐며 건각을 빌었던 곳.
수표교는 58년 준오천 확장과 함께 고스란히 장충단공원으로 옮겨 보존되고있으나 청담천은 61년 복개공사와 함께 지하로 숨었다. 69년에는 고가도로가 개통되고 선인들이 남부여대하고 유유히 걷던 청계천 변은 자동차의 홍수와 상가가 빽빽이 들어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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