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 상태|김일성 모험심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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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근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간 「프랑스」의 석학 「레이몽·아롱」 교수는 2일 「르·피가로」지에 『76년의 한국 공습 경보 상태』라는 제하의 논설을 기고, 『한국의 정치·경제·지성의 중심지인 수도 서울은 최전방 전선으로부터 불과 50㎞ 떨어진 지역에 위치해 있다』고 전하고 『이곳의 관측자들은 한반도에 제2의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공부 해외 공보관에 들어온 「아롱」 교수의 이 논설은 『한반도의 번영 상태가 소련이나 중공의 침략 의도보다는 김일성 자신의 「이니셔티브」를 취하려는 모험 때문에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그러나 만일 비무장지대에 배치된 북괴의 전차 부대가 (약 1천5백대의 「탱크」를 가짐) 기습 공격을 감행, 50여㎞ 밖의 서울에 진격함으로써 서울을 점령한다면 소련이나 중공 등 북괴의 우방은 「유엔」에 현 전선에서의 휴전을 종용, 남한에 치명적 타격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롱」 교수는 『공습 경보 상태의 한반도 장내는 한국 자체의 군사력도 군사력이지만 미국의 결의가 주요 관건』이라고 주장하고 『미국의 언론인 및 국회의원들은 오늘날 한국인들이 공습 경보 상태, 다시 말하면 전쟁의 위험 속에서 살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의를 환기시키면서 『미국 의회가 주한미군 감축을 요청하고 있는 것은 그것을 바라는 적대 국가에만 도움을 줄 뿐』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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