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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철 수난|한라산 경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제주】등산철을 맞은 요즘 한라산백록담부근을 비롯한 등산길 곳곳에서 철쭉과 구상나무등 귀중한 나무가 마구 잘리고 오물더미가 쌓이고 있다.
가장 자연파괴가 심한곳은 한라산정상에서 2∼4km떨어진 3개의 대피소부근.
이대피소는 건설부가 74년 1억원을들여 만든것으로 정상에서 서쪽으로 2km떨어진 지점(윗세오름세)과 북쪽 3km지점(용진각계곡), 동쪽4km지점(진달래밭)에 있고 돌계단으로 등산로까지 만들어 일부몰지각한 등산객들이 몰려들어 나무를 꺾고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
대피소주변은 한라산의 명물 철쭉과 구상나무가 들어차있는 명소였으나 대피소에 숙박하는 등산객들이 수년동안 불쏘시개로 마구잘라 태우고 뿌리째 뽑아가는통에 이제는 거의 자취를 감춰 이일대는 황폐화되고 있다.
또 대피소주위에는 화장실과 쓰레기처리장이 없어 숲속은 온통 인분으로 뒤덮여 발들여 놓을틈이 없고 대피소안과 주변에 술병·깡통·「비닐」조각·음식물등, 쓰레기가 쌓여 파리떼가 우글거리고 있다.
백록담주변도 쓰레기장이되기는 마찬가지로 호숫물은 오물처리장으로 둔갑한실정.
이밖에 백록담서북쪽2km지점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사이비종교단체에서 거석에 태극「마크」를 새기고 제단과 비문을 세우고 수령5백년되는 향나무(길이3m·직경30cm)2개를 잘라모셔놓고 있다.
이에대해 뜻있는 사람들은 『한라산국립공원사무소는 등산로입구에서 입장료만 받을뿐 순시원 한명없이 자연파괴를 막지못하고 있다』며 한라산 오염의 원흉인 대피소에 대한 정화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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