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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빗길 가로막은 「죽음의 철판」|실은 화물 허술하게 묶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차량들이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또다시 큰 참사를 빚었다. 23명의 생명을 졸지에 앗은 양산 앞 고속도로「버스」사고는 고속도로상을 운행하는「트럭」이 적재함에 실은 화물을 완벽하게 묶지 않고 운행한 것이 주된 원인. 한진소속 대형 「트레일러」에서 철판이 길바닥에 떨어진 것은 쇠줄을 잘못 묶어 줄이 끊어졌기 때문이었다.
사고가 난 곳은 경부고속도로 부산통도사「인터체인지」를 지나 남쪽으로 1km쯤 내려간 통도사관광 「호텔」맞은 편 도로상.
고속도로에서8m아래 지방도로상에 추락한사고 「버스」는 운전석을 서울 쪽으로 향한 채 하늘을 보고 벌렁 두러 누워 있었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충격으로 하행선 「가드레일」25m를 망가뜨린 후 8m언덕아래 구국도상에 떨어진 사고 「버스」는 차체가 납작해졌고 차창과 의자 등이 깡그리 부서진 「버스」내부는 붉게 얼룩져 있었다.
고속도로와 국도사이에 설치된 측구(측구)에는 핏물이 흐르고 있었고 현장에서 주워 모은 승객들의 신발이 1가마나 되었다.
한흥남씨(26·서울도봉구상계동)는 빗질에 달리던「버스」가 주행선에서 추월선으로 틀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기우뚱하면서 『쿵』하고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당황한 운전사가 다시「핸들」을 「가드레일」쪽으로 꺾는 순간 「버스」는 「가드레일」을 부수면서 두번 구르고는 그대로 8m아래 국도 상에 곤두박질했다는 것.
목격자들은 사고「버스」가 한진 「트레일러」에서 떨어져 추월선과 중앙분리대를 가로질러 흩어진 철판을 보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받아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현장인 양산군 앞 고속도로 하행 선은 19일 하오까지 「트레일러」에서 떨어진 철판을 치우지 않아 주행선으로 차량들을 일방통행 시켰으며 사고 「버스」가 추락한 부산∼언양 간 지방도로는 교통이 끊겼다가 19일 하오 늦게 「버스」를 치워 개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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