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만족 못하면 고객 만족 불가능한 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그의 명함엔 ‘오모테나시(お持て成し·성의가 담긴 환대) 창조부장’이란 직함이 찍혀 있었다. 지난해 전무이사로 정년퇴임한 뒤 재입사해 현재의 직책으로 일해오고 있다. 규슈(九州) 출신인 야베 데루오(矢部輝夫·67·사진).

 1966년 일본국유철도에 입사한 뒤 민영화(1987년)된 JR동일본(동일본여객철도주식회사)에서 안전대책부 과장대리, 운송차량부 운송과장·운송부장, 운송차량부 지휘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05년 TESSEI의 전신인 철도정비주식회사로 옮겨 경영기획부장에 취임했다. ‘토털 서비스 회사’ ‘전 세계적인 오모테나시 회사’로의 변신을 이끈 그를 지난달 20일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신칸센 플랫폼 바로 아래층에 있는 TESSEI 회의실에서 이뤄졌다. 회의실 벽면은 그동안의 각종 시도와 성과들을 나타내는 자료들로 빼곡했다.

 -신칸센이 들어올 때 정렬해서 인사하는 것이 아주 인상적이다.
 “과거에도 인사는 했지만 ‘이왕 할 거면 진심으로 하자’는 주장이 현장에서 나왔다. 단순히 매너 때문이 아니다. 사실 진짜 목적은 승객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안전선 밖에 정렬해 신칸센을 맞이하는 것이다.”

 -손님의 만족뿐 아니라 종업원들의 만족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회사는 일방통행 하면 안 된다. 손님은 물론 중요하다.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고 TESSEI도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고객 만족은 모두들 이야기해 왔다. 하지만 종업원들의 만족은 생각하지 않았다. 손님뿐 아니라 종업원의 만족도도 높여야 한다. 그래야 모두 하나가 돼서 최고의 서비스, 최고의 여행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른 회사나 다른 청소업체도 비슷한 노력은 모두 하지 않나. 왜 이 회사만 유독 성공했다고 보나.
 “모여 있는 사람들이나 룰은 거의 같다. 하지만 다른 점은 아마 우리가 한 걸음을 더 내디뎠다는 것일 게다. 지금까지 해온 것을 고쳐나가면서 새로운 꿈을 향해 한 보 더 전진했다고나 할까. 가장 중요한 건 작은 성공을 간과하는 회사들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도 비슷한 노력을 하는데 TESSEI만큼 안 된다’고 말하는 회사들이 많다. 그러나 실제론 그 회사들도 성공 경험이 많지만 이를 알아채지 못했을 뿐이다. 작은 성공을 놓치지 말고 더 널리 퍼뜨려야 한다.”

 -시험을 거쳐 정사원이 되는 비율을 늘려왔는데 비용의 문제는 없었나. 돈을 대는 JR동일본 본사에서 반대는 없었나.
 “분명히 돈은 더 든다. 하지만 언제든 ‘당신 필요 없어’라는 이야기를 들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누가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본사에 ‘이런 일을 하겠으니 돈을 더 달라’고 먼저 이야기하지 않았다. 먼저 노력을 해서 좋은 평가가 난 뒤에야 (인건비 등) 돈을 좀 늘려달라고 했다.”

 -지금까지 해온 일 중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점은.
 “청소라는 업무가 갖고 있던 ‘3K’의 이미지, 일본어로 ‘위험하고(기켄·危?·きけん), 더럽고(기타나이·汚い·きたない), 고된(기쓰이·きつい) 일’이란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3K의 이미지를 심었다는 데 자부심이 있다. 새로운 3K는 ‘감사(간샤·感謝·かんしゃ)·감격(간게키·感激·かんげき)·감동(간도·感動·かんどう)’이다.”

 -지금까지 여러 시도 중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 무엇이 가장 주효했다고 보나.
 “정사원을 늘린 것과 칭찬 이벤트인 에인절 리포트다. 우린 ‘100-1=0’이라는 등식을 공유하고 있다. 99명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한 사람이 실수를 하면 모든 성과가 제로가 된다. 한 사람의 실수를 없애고, 99명의 기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 한 명의 실수를 없애기 위해 엄격함이 요구된다면 나머지 99명의 자부심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 칭찬이다.”

 -제복을 바꾼 것도 주효했나.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나는 ‘형식을 바꾸면 의식도 바뀐다’고 믿는다. 청소하는 아줌마·아저씨가 아니라 새로운 토털 서비스를 목표로 하는 코디네이터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제복은 기분과 자세를 바꾼다.”

 -매년 다른 캐치프레이즈로 직원들을 독려했다는데.
 “사실 본질은 다 똑같은 말이다. 하지만 ‘새로운 토털 서비스를 목표로’ ‘산뜻함과 안심과 따뜻함’ ‘TESSEI와 함께 즐겨라’로 매년 다른 목표를 내걸었다. 인간은 쉽게 적응하는 존재다. 같은 이야기를 계속하면 지루해한다. 들어도 들리지 않고 들려도 듣지 않는다. ‘고객 만족을 목표로’ 이렇게 표현하면 어떤 종업원이 관심을 갖겠나.”

도쿄=서승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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