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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봄꽃으로 물든다… 진해 등서 잔치마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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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남녘지방이 2월 하순부터 꽃망울을 터뜨렸던 매화에 이어 벚꽃·진달래·개나리 등이 피기 시작하면서 알록달록 물들고 있다. 남쪽 바닷가엔 붉디붉은 동백꽃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고, 이달 중순 제주도에서 피기 시작한 벚꽃은 이번 주말엔 광주까지 북상한다.

꽃이 있는 곳엔 잔치도 있는 법. 축제가 몰린 4월이 임박하면서 꽃 주산지마다 잔치 준비가 한창이다. 잔치마다 볼거리·먹거리 등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축제를 찾아 꽃 향기를 맡으며 이라크 전쟁·경기 침체 등으로 어지러운 심사를 잠시나마 잊어보자.

◇경남=남녘의 대표적인 벚꽃잔치인 진해군항제(제41회)와 화개장터 벚꽃축제(11회)의 준비가 한창이다.

군항제는 29일 중원로터리에서 해군 군악대의 취주악 연주와 의장대 시범 등으로 막이 올라 다음달 7일까지 진해시 일원에서 다양하게 펼쳐진다. 특히 다음달 1일 진해 시가지 일원에서 재현될 충무공 승전행차는 놓치기 아까운 볼거리다.

평소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해군작전사령부와 해군사관학교 등 군사 시설들이 개방돼 아름드리 고목에서 피어난 벚꽃의 장관을 즐길 수 있다. 진해 내수면 연구소에서 민물고기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

화개장터 벚꽃 축제는 다음달 4∼6일 하동 화개장터와 쌍계사 입구의 십리벚꽃길에서 열린다. 50년 이상된 수천 그루의 벚나무가 터널을 이룬 십리벚꽃길을 걷다 보면 봄바람에 나부끼는 꽃비를 실컷 맞을 수 있다. 지난해 복원된 화개장터에선 영·호남 사람들이 물물교환했던 시절을 되돌아 볼 만한 대장간·주막 등이 준비된다.

◇대구·경북=4월 12∼17일 복숭아 재배단지인 영덕군 영덕읍 화개리와 대게잡이 항구인 강구항에서 열리는 복사꽃·대게축제(6회)가 대표적인 봄축제.

고려·조선조 수라상에 올랐던 대게의 쫄깃쫄깃하면서 단백한 맛은 요즘이 일품일 때다. 복사꽃 아가씨 선발대회를 비롯해 영해별신굿·신돌석장군 출진 재현·백일장·그네뛰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이밖에 대게 어선 무료시승회·대게요리 및 회썰기 대회 등도 열린다. 강구항에서 대진항까지의 해안도로는 연분홍빛 복사꽃으로 물든 언덕과 동해 푸른바다를 보며 달릴 수 있는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

경주 보문단지에서 29일부터 4월 3일까지 열리는 ‘한국의 술과 떡 잔치’는 특히 일본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만발한 벚꽃 속에서 전국에서 모인 전통 술과 명인·명가들이 내놓은 떡을 맛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떡을 직접 만들어 보는 떡메치기와 한국 명문대가의 상차림, 전통혼례·관례복식 등의 전통문화 체험 행사도 마련된다.

◇호남=여수 영취산 진달래 축제가 올해는 꽃이 예년에 비해 10일 정도 일찍 만개해 28∼30일 열린다.

여수 산업단지와 흥국사를 품에 안고 있는 영취산(해발 5백10m) 10만여평에 만개한 진달래는 짙푸른 바다와 아우러져 환상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흥국사에서 봉우재로 오르면 노래자랑·사진촬영 대회와 청소년 백일장 등 다양한 행사가 벌어지는 진달래 평원이 펼쳐진다. 등산로가 완만해 왕복 3∼4시간 정도면 산행도 할 수 있다.

전북의 대표적인 봄축제인 전주∼군산 1백리 벚꽃축제는 군산·익산·김제시 등 세 곳에서 4월 5일부터 열린다. 김제에선 5∼20일 백구면 유강리 목천검문소 옆 공터에서 축제가 진행된다.

민속난장이 서고 노래자랑·시민위안잔치와 부모·자녀들이 참가하는 사생대회 등이 열린다. 군산축제는 8일 공설운동장 주변에서 막이 올라 20일까지 시민위안잔치·마라톤대회·국악공연 등의 행사가 펼쳐진다. 익산시에선 10∼21일 오산면 일대에서 열린다.

◇충청=지난해 꽃 박람회가 열렸던 안면도 꽃지해안공원에서 4월 26일부터 5월 11일까지 ‘안면도 꽃 축제’가 개최된다. 지난해 꽃 박람회 때보다 규모는 작지만 구근원·유채원 등 야외 전시장에 52만 그루의 야생화를 선보이고, 분재원에 2백50여 가지의 분재를 전시한다.

야생화의 멋을 만끽할 수 있는 실내 전시관도 운영한다. 꽃 축제 기념행사의 하나로 4월 13일 오전 10시 꽃지해안공원을 출발, 방포해수욕장∼백사장해수욕장(반환점)을 돌아 다시 해안공원까지 오는 ‘꽃 축제 하프 마라톤대회’도 열린다.

강진권·천창환·김방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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