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노역' 허재호 대국민사과 "재산 처분해 벌금 모두 납부할 것"

중앙일보

입력

 
하루 일당 5억원짜리 황제 노역 논란을 일으켰던 허재호(72) 전 대주그룹 회장이 국내외의 개인과 가족 재산을 처분해 벌금을 내겠다고 했다.

허 전 회장은 4일 광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안식구(사실혼 관계인 황모씨)가 전남 담양다이너스티 골프장 즉시 매각에 착수했다"며 "가족 모두가 합심해 이른 시일 내에 (벌금을)내겠다"고 밝혔다.

허 전 회장은 이미 검찰에 벌금 납부 계획을 밝힌 상태다. 전날인 3일에는 계열사에 빌려줬던 돈 49억5000만원을 받아 벌금으로 냈다. 현재 남은 벌금은 174억5000만원이다. 검찰은 담양 골프장과 뉴질랜드 부동산 등 허 전 회장이 제시한 재산 매각이 모두 이뤄지면 최소 175억원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벌금을 모두 내기에 충분한 액수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허 전 회장의 차명 주식 거래 의혹 등은 계속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허 전 회장은 벌금 말고 밀린 국세 134억원도 있다. 이는 허 전 회장이 실소유주인 광주시 오포읍의 땅 6만5115㎡(약 1만9700평)를 처분하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국세청은 보고 있다.

국세청은 허 전 회장과 대주그룹이 추가로 탈세한 것이 없는지도 조사하기 시작했다. HH개발 등 허 전 회장이 '안식구'라고 표현한 황모(58·여)씨가 지분을 가진 회사들에 대해 지난 3일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황씨는 같은 날 저녁 서울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에서 술에 취해 "내가 없어지면 끝난다"고 소리치는 모습이 시민들에게 목격됐다. 그는 자살 소동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순천향병원에 입원했다가 4일 오전 귀가했다.

광주광역시=장대석·최경호 기자 ds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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